엔비디아-오픈AI '1천억 달러 AI 투자' 아직 미확정…실적 반영도 미뤄져

| 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오픈AI와 추진 중인 1천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계약이 아직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사 간 협력의 불확실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UBS 글로벌 기술·AI 콘퍼런스’에 참석한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월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픈AI와의 계약이 아직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며 “계약 성사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올해 9월 발표됐던 양사 간 전략적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실행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발언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천억 달러(약 147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오픈AI는 이 자금을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량 구입할 계획이라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투자 구조가 실제로는 엔비디아 자금이 다시 자사 제품 구매로 돌아오는 ‘순환 거래’ 형태라는 점에서, 시장 일부에서는 자금 흐름의 투명성과 실질성과 관련한 우려도 제기돼 왔다.

이번 크레스 CFO의 발언은 자사의 최신 GPU 아키텍처인 ‘블랙웰’ 칩의 수주 잔액에 아직 오픈AI와의 계약 관련 수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시사했다. 이는 향후 계약이 마무리되면 엔비디아의 실적 전망치나 칩 판매 예상 규모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그는 오픈AI의 경쟁사이며 AI 챗봇 ‘클로드’를 운영 중인 앤트로픽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며, 추가 수주 확대 여지를 내비쳤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의 첨단 칩 예약 주문량이 내년까지 5천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CFO의 발언에 따르면, 오픈AI를 포함한 일부 대형 고객과의 계약은 아직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향후 엔비디아의 매출 실적이 한층 더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2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일시적으로 전일 대비 3% 이상 상승했으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 폭은 일부 축소됐다. 향후 계약이 공식 확정되면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뿐 아니라 AI 반도체 시장 전반의 성장세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약 성사 여부는 엔비디아의 실적뿐 아니라, 주요 AI 기술 기업 간 협력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