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소버린 클라우드'가 기업 생존 좌우한다

| 김민준 기자

AI의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소버린 클라우드(Sovereign Cloud)에 주목하며 데이터 주권과 인공지능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2025년 AWS 리인벤트 행사에서 그레이록 파트너스(Greylock Partners)의 제리 천 파트너는 소버린 클라우드가 오늘날 AI 인프라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은 “클라우드가 단순한 인프라 제공자에서 벗어나 AI와 융합된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과거의 아마존과 클라우드 공급자가 지금은 클라우드+AI 지향 기업으로 전환 중”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오늘날의 AI 시스템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기업 운영의 중심에서 의사결정과 업무 추론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처럼 고도화된 AI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업들은 데이터 보호와 내부 통제 요건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수요를 충족시키는 해법으로 소버린 클라우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AI 기술이 주변이나 실험실 수준에서만 활용됐지만 지금은 전사적 핵심 업무에 직접 통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어디에서 데이터를 다루고, 어떠한 방식으로 모델이 훈련되고 있는지에 대한 가시성과 거버넌스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천은 소버린 클라우드가 이러한 구조적 요구를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에게 신뢰 가능한 AI 환경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모든 산업 분야, 모든 기업이 AI 전략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속도로 대응하고 AI 파트너가 되지 못하면 기회를 잃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벤더들의 대응도 분주하다. 고성능 AI 모델을 운영하되 신뢰성과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고객 니즈가 높아지면서,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업들 역시 소버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천은 ‘크로노스피어(Chronosphere)’를 관찰 가능한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공 사례로 언급하며, 높은 데이터 볼륨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방식이 시장에서 통했다고 소개했다.

데이터 중력(Data Gravity) 또한 소버린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축이다. 천은 많은 기업이 여전히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고수하거나, 클라우드 자체를 새로운 온프레미스 환경으로 간주하는 흐름을 지적했다. 이에 소버린 클라우드는 실제 운영 패턴에 맞게 거버넌스와 보안을 설정할 수 있는 유연함을 제공해, 단순한 기능적 확장이 아닌 실질적인 AI-클라우드 통합 전략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맞춤형 AI 모델 구축에 대한 수요도 소버린 클라우드의 필요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자사 데이터와 업무 방식, 특이 사례를 반영할 수 있는 환경에서 강화 학습과 정제된 튜닝 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천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소버린 클라우드가 규제와 컴플라이언스 문제 없이 자유로운 실험이 가능한 안전한 모델 개발 경계선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맞춤화된 모델 개발을 매우 신뢰한다. 강화를 통한 학습이든, 기업별 시나리오 기반 퍼스널 튜닝이든, 자기 데이터와 환경에서 이뤄지는 훈련이 필수적이다”라며 천은 AI 개발의 다음 단계가 복잡한 클라우드 철학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AI가 비즈니스 중심축으로 자리 잡는 현실 속에서, 소버린 클라우드는 기술 진화와 규제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핵심 자산으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주도권 확보, 신뢰 기반 인공지능 확산, 그리고 맞춤형 모델 관리를 위한 결정적 인프라로서 소버린 클라우드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