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노바 포지 공개…'현장형 AI' 시대 연다

| 김민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GAI)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자사의 차세대 AI 모델군 '노바(Nova)'에 대한 맞춤형 업데이트를 공개하며, 특정 산업과 용도에 최적화된 '프런티어 모델' 개발의 주도권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정확도가 높은 모델을 넘어,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 내재화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전략이다.

AWS 재팬 벤처 행사 ‘re:Invent 2025’에서 공개한 ‘노바 포지(Nova Forge)’는 이러한 AI의 진화 흐름을 명확히 보여줬다. AWS 인공지능 총괄인 로히트 프라사드(Rohit Prasad)에 따르면, 현재의 프런티어 AI 모델들은 공개 지표상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실제 기업 환경에서는 자료 부족과 도메인 불일치 때문에 실질적 효과를 내기 어렵다. 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AWS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이용해 노바 모델을 직접 맞춤형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프라사드는 기존의 AI 모델 적용 방식이 세 가지 한계점에 부딪힌다고 설명했다. 첫째, 폐쇄형 모델을 강화학습 등으로 미세 조정하면 원래의 기능과 정합성이 떨어진다. 둘째, 공개 모델을 활용하더라도 사용자 자체 데이터를 추가하면 초기 학습 데이터 부재로 모델이 불안정해진다. 셋째,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처음부터 자체 모델을 만드는 방식은 시간과 비용 모두에서 지나치게 부담이 크다.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사용자 도메인 데이터와 아마존이 큐레이션한 데이터까지 결합해 학습할 수 있는 노바 포지다.

노바 포지는 사전 학습, 중간 학습, 사후 학습이라는 세 단계를 기준으로 체크포인트를 제공하며, 각 지점에서 기업은 자사 고유 데이터를 쉽게 이식할 수 있다. 특히 AWS는 고객이 모델의 범용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사 영역의 전문가처럼 작동하도록 돕는 구조를 갖췄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과거 수개의 모델을 따로 운영해야 했던 복잡한 구조를 단일 모델로 통합할 수 있다. 실제로 프라사드는 ‘레딧(Reddit)’ 사례를 언급하며, 기존 6개의 콘텐츠 검열 모델을 하나의 고도화된 프런티어 모델로 대체하며 운영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고 소개했다.

기존 AI 시장은 ‘벤치마크 성능’에 대한 경쟁이 주를 이뤘지만, AWS는 이제 현장형 AI, 사용자 맞춤형 인텔리전스로의 전환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단순 API 기반 서비스가 아닌, AI 내재화를 요구하는 산업계의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며, 새로운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노바 포지 출시는 AWS가 AI 영역에서 단순 클라우드 인프라 제공자에서 도메인 전문가용 AI 툴체인 제공자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은 이제 문제 해결형 AI를 넘어, 자사 업무에 최적화된 전용 모델을 손쉽게 구축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AWS가 말하는 ‘AI의 실전화’를 구현할 수 있는 모델 전략은 향후 주요 클라우드 및 AI 사업자의 경쟁 구조에 중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