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해 온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제품의 판매 실적이 기대 이하에 그치면서, 내부적으로 판매 목표를 대폭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보기술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2월 3일(현지시간), MS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회사가 지난 6월 마감된 2025 회계연도 기준 AI 제품의 실적이 목표에 못 미치자 부서별로 관련 제품군의 판매 목표를 줄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7월부터 시작된 새 회계연도에는 일부 제품의 판매 목표치가 전년 대비 최대 절반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부진의 중심에는 ‘파운드리’라는 명칭의 제품이 있다. 파운드리는 기업 고객이 자체적인 AI 애플리케이션과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점을 둔 상품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파운드리의 성과가 저조했다. 한 클라우드 영업팀은 해당 제품의 판매 목표를 기존보다 50% 상향했지만, 연간 목표 달성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같은 실적 저조는 단순한 내부 목표 설정 미스에 그치지 않고, 기업 고객 전반의 도입 주저 현상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AI 에이전트의 기능은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의 비용 절감 효과나 효율성 향상 여부를 명확히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도입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재무나 보안같이 정밀도가 중요한 분야에선 AI의 작은 오류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모펀드 운용사 칼라일이 있다. 칼라일은 회의 요약과 문서 작성 자동화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도구인 ‘코파일럿’을 도입했지만, 외부 앱과의 데이터 연계 문제로 성능에 한계를 느꼈다. 이에 따라 해당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줄이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러한 부정적인 보도에도 대해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AI 판매 할당량 전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사업부 조정이 전체 실적 흐름을 대변하진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MS의 AI 사업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이날 주가는 한때 3% 가까이 하락한 후 다소 회복해, 뉴욕증시 기준 정오에는 전일 대비 2% 하락세를 보였다.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지만, 실제 기업의 업무 현장에서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을 두고 AI 도입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 전 거치는 ‘현실 적응 과정’이라며, 기술 성숙과 기업 경험 축적이 병행돼야 시장 확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