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맞아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방식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에이전트의 설계와 운영 측면에서 기존의 고정된 워크플로우는 유연성과 효율성 모두에서 더 이상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이에 따라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인공지능의 사고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델 중심 설계(model-driven design)로의 전환을 급물살을 타고 있다.
AWS의 수석 프린시펄 엔지니어인 클레어 리구오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25(AWS re:Invent 2025)’에서 이 같은 전략적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AI 에이전트는 예측 불가능하고 동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만큼, 개발자가 모든 절차를 사전에 코딩하는 전통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AI 모델이 자체적으로 로직을 구성하고 실행 흐름을 선도하도록 하는 방향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이다.
리구오리는 “과거에는 복잡한 작업을 해결하려 기존의 코딩 관행에 따라 정형화된 워크플로우를 만들었지만, 이는 결국 쉽게 무너지는 접근법에 불과하다”며 “모델 중심 설계로 돌아와 AI가 주도하게 하자 혁신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고방식은 특히 젊은 개발자 세대에서 더욱 자연스럽게 정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트 개발에서 가장 큰 기술적 장애물은 소위 ‘구조적 글루(Structural Glue)’라고 불리는 오케스트레이션 코드와 방어 로직이다. 리구오리는 이 고정 비용 요소들이 전체 개발 시간과 비용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론티어 모델(frontier model)처럼 스스로 추론하고 도구를 선택할 수 있는 고성능 모델에선 주변의 오버엔지니어링이 오히려 성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구오리는 “이제는 에이전트 관리도 그리 복잡하지 않다. 모델만 바꾸면 전체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수정하지 않고도 성능이 대폭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AWS는 자사의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스트랜드(Strands)’에 타입스크립트를 도입하며 진입 장벽을 낮췄다. AI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AI 에이전트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녀는 “몇 줄의 코드만으로도 누구나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싶었다”며 “실제로 몇몇 제품 담당자들이 저에게 와서 ‘직접 작성해보니 놀라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비용 절감과 코드 단순화, 그리고 AI 혁신 기술의 빠른 적용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모델 중심 설계 방식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전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구오리의 발언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마케팅 구호가 아닌, 실질적 기술 진화의 흐름임을 뚜렷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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