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해온 신생 기업 리미트리스를 인수하면서, 차세대 착용형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메타는 앞으로 이 기술을 자사의 하드웨어 제품군과 결합해 개인 맞춤형 초지능(AI)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리미트리스는 셔츠나 목걸이에 부착할 수 있는 펜던트 형태의 소형 인공지능 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스타트업이다. 이 기기는 대화나 회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녹음하고, 이를 텍스트로 정리하거나 요약하는 기능을 제공해 일상 업무나 기록 관리에서 실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는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을 포함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약 3천300만 달러(한화 약 48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리미트리스의 최고경영자인 댄 시로커는 12월 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메타 인수 사실을 공식화했다. 그는 메타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개인용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제공하겠다는 새로운 비전을 세운 데 깊이 공감하며, 웨어러블 AI 기기의 중요성이 이 비전의 중심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서 말하는 초지능은 인간 수준의 인공지능인 '범용 인공지능(AGI)'을 넘어, 인간보다 우월한 사고 능력을 갖춘 AI를 의미한다.
이번 인수에 따라 리미트리스는 기존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현재 기기를 사용 중인 고객에게는 최소 1년간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월 최대 49달러였던 구독료도 무료로 전환된다. 다만, 펜던트 외 기타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며, 지역별 사용 가능 여부도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메타는 최근 메타버스 부문 예산을 30%까지 줄이면서 조직 구조를 재편 중이지만, 착용형 AI 기기 개발은 확대하고 있다. 특히 리미트리스 팀은 메타의 실감형 기술 부서인 리얼리티랩스에 편입되며, 이후 제품 통합과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메타는 최근 애플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총괄을 맡았던 앨런 다이를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하며, 디자인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메타의 전략은 단순한 소셜 미디어 기업에서 벗어나,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된 미래형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향후 AI 기술을 활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일상 생활 속 필수 도구로 자리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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