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에 투자만 했다고?… ‘현실은 생산성 정체’라는 경고

| 김민준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Gen AI)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이 기대했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현실의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디지털 업무 환경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토리 폴먼 가트너 부사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IT 리더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생성형 AI 활용 트렌드를 제시하며, 기술 채택을 넘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는 ‘디지털 정체 현상’이다. 2020년대 초반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분산 근무가 일상화되며 생산성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는 정체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근무 등 새로운 업무 형태로 인해 출퇴근 시간 증가와 자발적 노력이 줄어드는 현상이 종전의 디지털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것이다. 폴먼은 "기술 도입만으로는 더 이상 생산성 향상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역량 저하다. 팬데믹 초기에는 기술 활용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춘 직원, 즉 ‘디지털 기민 노동자’가 급증했으나, 현재는 이 수치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직원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조직 전반의 생산성 정체와 직결된다. 디지털 리더들은 실질적 역량 강화를 위해 단순한 교육이 아닌 실무 중심의 훈련과 포상 체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세 번째 트렌드는 ‘AI의 일상화 습관’이다. AI를 매일 사용하는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4.6배 더 높은 생산성 향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 빈도와 도구의 다양성이 핵심 요소로, 기업이 제공하는 AI뿐 아니라 개인이 사용하는 도구까지 자유롭게 활용하는 직원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IT 리더들은 정량적 지표와 함께 직원의 목소리를 정성적으로 청취하며, 일상적인 업무 흐름에 AI가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네 번째는 ‘행정 루프의 함정’이다. 현재 많은 직원들이 AI를 단순 이메일 요약이나 콘텐츠 초안 작성 등에만 활용하며,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AI를 진정으로 업무 혁신 도구로 활용하는 직원들은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전략적 과제에 시간을 재투자하며, 이로 인해 더 큰 품질과 성과 향상을 이끌어낸다. 기업은 사례 중심의 뉴스레터, 사내 포털 등을 통해 ‘AI 실천 사례’를 적극 공유하고, 창의적 활용을 장려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경영진과 현장 간의 AI 낙관 차이’다. 경영진은 AI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보이며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뚜렷한 생산성 향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괴리가 존재한다. 이 간극은 AI 도입 확대에 대한 내부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리더십은 이를 주기적인 피드백, 성과 공유, ‘AI 낙관 지표’ 같은 평가 지표를 통해 상시 점검해야 한다.

이처럼 생성형 AI가 진정한 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사람 중심의 체계 속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결정적이다. 단순 활용을 넘어 전략적 문제 해결 수단으로의 전환, 그리고 일상 업무 속에 문화로 자리잡게 하는 노력이야말로 지금 필요한 디지털 리더십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