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인도에 25조 투자…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구축 나섰다

| 김민준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인도에 175억 달러(약 25조 2,000억 원)를 투자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확장에 나섰다. 이번 결정은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최고경영자(CEO)가 인도 현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한 직후 발표된 것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통해 인도를 글로벌 AI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나델라 CEO는 “이번 투자는 ‘확장성, 기술 역량, 데이터 주권’이라는 세 가지 축을 바탕으로 인도의 AI 생태계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하이데라바드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지역을 조성하고, 이미 운영 중인 첸나이와 푸네의 인프라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데라바드의 새 센터는 3개의 가용성 존(zone)으로 구성되며, 인도 최대 경기장인 이든가든스 크리켓 스타디움 두 개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기술 인프라 외에도 인적 자원 및 정부 협력에도 투자가 집중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도 노동고용부와 협력해 현지의 전자 취업 플랫폼인 e-슈람(e-Shram)과 국가 커리어 서비스(NCS)에 자사의 AI 기술을 접목한다. 이 플랫폼들은 3억 명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다국어 기반의 일자리 매칭, 예측 분석, 맞춤형 경력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하게 된다.

이번 대규모 투자 외에도 나델라 CEO는 올해 초 인도에 3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투자 규모를 6배 가까이 확대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행보를 통해 인도 전역에서 AI 채택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자국 중심의 기술 주권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쟁도 뜨겁다. 구글(GOOGL)은 인도에 150억 달러를 들여 AI 허브를 구축하고 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도 127억 달러를 투자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엔비디아(NVDA) 등 AI 시장의 핵심 기업들도 인도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며 기술 패권 다툼에 뛰어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인도 외 지역에서도 AI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포르투갈에는 10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아랍에미리트에는 79억 달러를, 영국에는 무려 3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회사는 2026 회계연도에 자본 지출만 975억 달러(약 140조 4,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도 투자 발표는 단지 AI 인프라 확보를 넘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세대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 중인 장기 전략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AI 기술을 둘러싼 국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인도는 인구 규모, 기술 인재 공급, 디지털 전환 수요 측면에서 'AI 산업의 보석'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