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실적 발표 D-데이…AI 거품론 잠재울 분기점 될까

|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2월 18일 새벽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시 고개를 든 인공지능(AI) 거품론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가 이번 발표로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전 6시 이후 9~11월 회계연도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실적 발표는 단순한 기업 재무정보를 넘어서 최근 AI 산업 전반, 특히 관련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시점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실적이 AI 관련 주가 흐름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다른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은 오히려 AI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 우려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12월 초 오라클은 클라우드 부문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고, 이어 브로드컴은 호실적 발표 이후 비AI 부문 매출이 정체됐다는 점과 AI 관련 매출이 오히려 마진이 낮다는 최고경영자의 발언으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뉴욕시장에서는 나스닥지수가 1.7% 가까이 급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조정세가 확산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국내 시장에도 충격을 줬다. 브로드컴 실적 발표 후 국내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 넘게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회복하며도 최종적으로 1.8% 하락한 채 마감됐다. 오라클과 브로드컴의 사례는 AI 관련 주가가 실적 불확실성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해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의 실적 결과가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를 가를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마이크론 발표가 최근 하락세를 보였던 반도체 업종의 투자 심리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AI 산업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하나증권은 최근 낙폭이 공급 병목 등 체계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면서, 이는 오히려 특정 기업들에 장기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주가 변동보다는 행보의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본다. 반도체 산업은 과거에도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이라는 형태로 고비를 넘으며 회복해왔으며, 이번 AI 관련 주가 하락 역시 중장기 실적 기대감을 꺾는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실적이 악재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결과를 낸다면, 최근 불거졌던 AI 거품론은 일부 진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