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는 끝났다… 지오서지, 챗GPT 시대 ‘브랜드 기억 전쟁’ 선언

| 김민준 기자

생성형 AI 챗봇이 검색을 대체하면서, 기업의 디지털 우선순위도 급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생 스타트업 지오서지(geoSurge)가 챗GPT를 비롯한 LLM 기반 챗봇에서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새로운 최적화 방식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기업은 이를 '생성형 엔진 최적화(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또는 '코퍼스 엔지니어링(Corpus Engineering)'으로 규정하고, 기존 검색 엔진 중심의 SEO와는 차별화된 접근이라고 강조한다.

지오서지가 주목한 배경에는 사용자들의 검색 행태 변화가 있다. 과거 구글 등 검색 엔진이 정보를 찾는 유일한 관문이었던 시절은 저물고, 이제는 챗GPT처럼 대화형 AI와 직접 소통하며 정보를 받는 방식이 일상화되고 있다. 실제로 챗GPT는 하루에 약 20억 건에 달하는 쿼리를 처리 중이며, 구글이 제공하는 AI 요약 기능도 전 세계 검색의 약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에서 가장 큰 도전은 AI 모델 업데이트에 따른 브랜드 가시성의 변동성이다. 예컨대 챗GPT가 GPT-4.5에서 GPT-5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유럽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AI 결과에서 아예 사라졌고, 버버리, 마이클 코어스 등의 브랜드도 언급 빈도가 급감했다. 그동안 이들 브랜드는 가시성 확보에 성공했던 만큼, AI 모델 학습 데이터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존재감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 있는 새로운 리스크가 부상한 셈이다.

지오서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브랜드가 LLM 내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고 저장되는지를 분석하고, 정보 표출 메커니즘에 맞춘 데이터 구조화와 콘텐츠 제작을 지원한다. 단순한 키워드 삽입을 넘어, AI 모델이 학습에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고품질 콘텐츠를 제작하고, 모델 업데이트 주기에 따른 가시성 감소를 방지하는 '기억 형성(memory shaping)'이나 '정보 신선도(freshness cycle)' 유지 같은 고급 기술도 활용한다고 밝혔다.

지오서지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프란시스코 비고는 “LLM은 실시간으로 색인화하는 검색엔진과는 달리, 과거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압축된 정보를 생성한다”며, “모델이 업데이트되면 이 구조도 재구성되기 때문에, 어제까지 노출되던 브랜드가 오늘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다수 기업은 이러한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궁극적으로 지오서지는 LLM 시대에 기업들이 어떻게 AI 모델의 기억 속에서 지속 가능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성형 AI가 추천 엔진의 성격까지 띠면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챗봇 내 가시성을 확보하는 것은 곧 매출과 직결된 과제가 되고 있다.

전통적인 SEO 시대가 저물고, 이제는 생성형 AI 시대에 맞춘 콘텐츠 구조와 데이터 체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오서지의 등장은 AI 마케팅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한다. 기업들에게는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명제가, 구글이 아닌 챗GPT의 메모리 속에서도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