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서 석유까지… 한국·UAE, 전략 산업 협력 물꼬 튼다

| 연합뉴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인공지능과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 논의에 나섰다. 양국 산업장관은 12월 18일 서울에서 만나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경제 협력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검토했다.

이번 회담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술탄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 겸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석유 공동 비축 사업 확대, 석유·가스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 등 핵심 산업 현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AI와 에너지 두 분야는 양국이 상호 보완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략적인 협력 영역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UAE가 추진 중인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 UAE’와 관련해 다양한 참여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장관은 회담에서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기술력, 데이터센터 설계·건설(EPC) 및 운용 경험, 발전 인프라 등 전반적인 기술 기반을 바탕으로 해당 프로젝트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양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 추진해온 석유 비축 사업을 대표적 협력 사례로 높이 평가했다. 이는 석유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가 간 전략적 에너지 안보를 공동으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 장관은 공동 비축 규모의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도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UAE와의 고위급 협의 채널을 정례화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서부터 석유·가스 산업 전주기(탐사, 생산, 저장, 운송, 활용)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후속 실무 협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국제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강화하고, 동시에 중동 지역 에너지 협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통 에너지산업과 첨단기술 기반 산업의 연계를 통해 장기적인 경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