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종말? AI가 바꾸는 SEO의 미래… 엔터티 최적화가 승부처

| 김민준 기자

검색 엔진 최적화(SEO)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20년 넘게 웹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었던 SEO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의 등장으로 중심 무대를 내어주고 있다. 기존에는 검색 결과 상위에 자신의 페이지를 노출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이제는 AI가 질문에 직접 답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들은 링크를 클릭할 필요조차 없는 ‘제로 클릭(Zero Click)’ 환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4년 5월 구글이 AI 요약 기능인 ‘AI 오버뷰’를 검색 상단에 도입한 이후 이러한 전환은 가속화됐다. 현재 미국 내 검색의 약 30%에 AI 요약이 적용되고 있으며, 웹사이트 클릭률은 두 자릿수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직접 응답함으로써 기존의 링크 기반 접근을 우회하기 때문이다.

AI 엔진 최적화(AEO)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마케팅 전략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EO 전문 기업 그린바나나SEO의 CEO 케빈 로이는 “AI는 체계적인 구조, 인용처, 개체 간 연관성을 기반으로 정보를 학습한다”며, 기존 SEO와는 전혀 다른 신호 체계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시성이 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EO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엔터티 최적화(Entity Optimization)’다. 이는 브랜드, 인물, 조직 같은 기계가 인식할 수 있는 정체성을 AI에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키워드나 백링크 중심의 SEO에서는 다분히 기술적인 요소가 강조되었지만, AEO는 보다 의미론적인 연결성과 일관된 브랜드 맥락에 중점을 둔다.

AEO 전략에는 두 가지 핵심 축이 있다. 첫째는 콘텐츠의 구조화다. AI는 명확하게 구성된 정보를 선호하기 때문에 Q&A 형식이나 자주 묻는 질문(FAQ)을 포함한 간결한 정보 전달이 필수적이다. 둘째는 권위성 확보다. 이는 단일 페이지를 넘어서 브랜드 전체가 신뢰할 만한 출처에서 인식되고 동일하게 묘사되는지를 의미한다.

특히 스키마 마크업(schema markup)을 활용한 구조화된 데이터는 AI가 콘텐츠의 의미를 오해 없이 해석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스키마는 콘텐츠에 등장하는 작성자, 조직명, 공개일 등의 요소를 명확하게 지정해, AI가 브랜드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또 하나의 중요한 신호는 저자성(authorship)이다. 로이는 모든 콘텐츠에 실제 검증 가능한 저자를 연결하고, 외부 권위 사이트들과 연계된 저자 프로필 페이지를 구축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엔터티 스태킹(Entity Stacking)’이라 불리며, AI로 하여금 해당 콘텐츠가 익명이나 생성형 AI가 아닌 실제 인물에 의해 작성되었음을 인식시키는 방식이다.

로이는 자사의 프레임워크 ‘엔터티 권위 엔지니어링(Entity Authority Engineering)’을 통해 브랜드가 AI 시스템으로부터 신뢰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는 웹 전반의 스키마 일관성 유지, 권위 있는 출처에서의 브랜드 언급 추적, 그리고 여러 AI 모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 반응도 검증이 포함된다.

그는 “AEO는 SEO의 종말이 아닌 진화”라고 말하며, “기존의 편법이나 단기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구조, 신호, 실체 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검색 순위가 아니라, AI가 질문을 받을 때 인용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느냐이다. 이 변화를 인식하고 적응하는 브랜드만이 다음 세대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