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중 하나인 Z.ai가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공식 절차에 돌입했다. Z.ai는 2026년 1월 8일 ‘2513’이라는 종목코드로 IPO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전 세계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번 IPO를 통해 약 560만 달러(약 806억 원)를 조달하고, 기업 가치는 약 65억 달러(약 9조 3,600억 원)로 책정됐다.
Z.ai는 과거 ‘Zhipu AI’로 알려졌던 회사로, 공식 법인명은 Knowledge Atlas Technology Joint Stock Co. Ltd.다. 중국 내에서 대형 언어모델(LLM) 개발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중국어·영어 모두 지원하는 GLM 시리즈와 자연어 기반 영상 생성 모델인 Ying으로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이 밖에 스마트폰에 설치돼 다양한 앱을 연동해 작업을 자동화하는 '에이전트형 AI' AutoGLM도 보유하고 있다.
IPO가 주목받는 이유는 고성장 중인 AI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구조와 재무 현황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테크 칼럼니스트 알렉스 윌헬름에 따르면 Z.ai는 수익성 확보 이전 단계로, 빠르게 성장하지만 막대한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640만 달러(약 92억 원)였지만 영업손실은 1억 4,690만 달러(약 2,116억 원)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이 2,720만 달러(약 391억 원)로 성장했으나 손실 역시 2억 7,110만 달러(약 3,903억 원)로 더 커졌다. 특히 연구개발(R&D) 비용은 같은 기간 동안 1억 2,250만 달러(약 1,763억 원)에서 2억 2,750만 달러(약 3,276억 원)로 급증했다.
상장 후 조달 자금의 70%는 R&D에 재투자되며, 나머지 30%는 상업화 지원과 파트너 생태계 확장, 운영자금 등으로 배분될 예정이다. 특히 Z.ai는 대부분의 AI 서비스 기업이 개인 구독 중심의 수익 구조인 반면, 기업 고객에게 모델 API를 제공하는 B2B 중심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현재 이 API 플랫폼은 270만 개 이상의 기업 및 앱 개발자들이 사용 중이다.
Z.ai는 올 초 미국 상무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는 국가 안보 우려 때문이었으며, 미국 업체들은 Z.ai의 모델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고성능 반도체 조달에도 제약이 따르지만, GLM-4.7 등 신모델 출시를 감안하면 성장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해당 모델은 현재 공개 LLM 벤치마크 사이트 ‘LMArena’의 주요 평가 지표에서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더해 블룸버그는 이날 경쟁사인 MiniMax 또한 홍콩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로써 중국 내 AI 스타트업들이 줄줄이 증시 입성에 나서는 ‘AI IPO 러시’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MiniMax는 아직 공식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Z.ai의 IPO는 AI 기반모델 시장이 이전보다 더욱 본격적인 상업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술력과 자금 조달, 글로벌 규제라는 세 가지 변수 속에서 기업들이 어떤 전략과 실행력을 보일지, 투자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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