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 CES 2026서 AI 팩토리 규칙 다시 썼다… '세 배의 무어의 법칙' 공개

| 김민준 기자

AI 반도체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굳힌 엔비디아(NVDA)가 CES 2026에서 또 한 번의 기술 혁신을 선보이며 AI 팩토리 경제학의 기준을 완전히 재정의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무대에 올라 발표한 이 시스템 아키텍처 혁신은 단순한 반도체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메모리·소프트웨어 등 전 스택 구성요소를 긴밀히 조율하는 ‘익스트림 코디자인’을 핵심으로 한다.

이번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연산 성능은 물론 토큰 생성 효율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AI 인프라의 비용 구조 자체를 바꿨다. 예컨대, GPU 단위의 연산 성능이 기존 대비 5배 향상된 데 이어 시스템 레벨에서는 처리량이 10배 늘고, 그 결과 생성되는 토큰 수요는 1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세 배의 무어의 법칙’이라 불리는 구조적 혁신으로, AI 팩토리의 운영경제와 확장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험난한 경쟁의 역사 속에서 볼륨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며 살아남은 기업들처럼, 현시점에서 AI 시대의 절대적 승자는 성능의 크기보다 시스템 설계의 일관성, 그리고 볼륨에 따른 학습 곡선 기반의 경제성에서 갈린다. 인텔(INTC), AMD(AMD), TSMC, 애플(AAPL) 등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시스템 전체의 확장성과 학습 속도에서 생존 기반을 마련한 가운데, 오늘날 엔비디아는 이보다 더 빠르고 가파른 속도로 AI 스택 전반을 지배하려 한다.

루빈(Rubin)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이번 발표는 GPU·CPU는 물론, 고성능 네트워크 인터페이스(Spectrum-X 이더넷), DPU(BlueField), 인피니밴드 기반의 내부 네트워크인 NVLink까지 모두 한 프레임 단위로 재설계되어 통합된 구조를 갖춘다. 이 같은 풀스택 시스템은 단순히 개별 부품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목표 처리량을 극대화하고 전체 자원의 활용도를 밀도높게 향상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결과물은 단순 성능 향상이 아닌, 전체 시스템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처리 구조 개선이었다.

AI 트레이닝과 추론 작업에서 핵심 지표로 떠오르는 것은 '토큰당 생성 비용'이다. 엔비디아는 이 시스템 효율성 향상을 기반으로 토큰당 비용을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까지 낮췄다. 덕분에 기존에는 채산성이 약했던 AI 애플리케이션도 충분히 경제성 있게 대규모 배치가 가능해졌다. 이처럼 파격적인 경제성의 향상은 AI 산업 전반에 걸쳐 IT 예산 재편과 토큰 중심의 비용 구조 전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고속의 개선 속도가 눈에 띌 만하다. 전통적인 반도체 업계 주기인 무어의 법칙이 18~24개월 주기였다면, 엔비디아는 이제 12개월 단위로 성능과 효율성의 큰 틀을 바꾸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리더십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학습 곡선을 만들어 경쟁사와의 격차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AI 플랫폼 패러다임 하에서는 인프라 우위가 기술력보다도 경제적 리더십에 기반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경쟁사인 인텔은 CPU 부문에서 일정 역할을 유지하는 상황이나, 엔비디아와의 협업 없이는 기존의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MD 역시 x86 기반 CPU 시장에선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전체 AI 학습·추론 워크로드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고속 트래픽 환경에선 속도와 규모 면에서 물리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화 칩 시장에서는 지연 시간 최적화에 강점을 가진 그로크(Groq), 거대 칩 설계의 새 경계를 탐색하는 세레브라스(Cerebras)와 같은 기업들이 AI 팩토리 생태계의 틈새를 공략 중이다. 하지만 이들 또한 엔비디아의 시스템 전반적 통합 역량과 학습 곡선 기반 효율성 확대 전략을 정면으로 대체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AI 플랫폼 전략을 추진 중인 구글(GOOGL)의 TPU, 아마존(AWS)의 트레이니엄 등도 높은 기술 완성도를 보유하고 있으나, 시스템 단위의 볼륨 확장성, 특히 대규모 팩토리 환경에서의 네트워크 병목 현상 대응력 등에서는 엔비디아를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미니(Gemini)와 같은 대형 AI 프로젝트에서 모델 진화 속도가 성과에 직결되는 만큼, 쿠다(CUDA)와 최신 하드웨어를 활용한 반복 학습 속도가 전략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경쟁의 무대가 반도체 제조 단위에서 ‘랙(Rack)’ 단위를 넘어 공장 단위의 운영경제로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AI 전략을 고민 중인 고객사들 또한 대규모 인프라 구축보다 빠른 실험과 반복 학습을 통한 가치 축적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새로운 팩토리 시스템은 AI 시대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데이터 정제보다 실험을 앞세운 실행 전략의 유효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ICT 패러다임 전환의 본질은 더 이상 칩 하나의 성능이 아닌, 시스템과 토큰 경제학의 균형이다. 기술 실현 속도가 가팔라지고, 의사 결정이 짧아지는 이 시점에서 선도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학습 곡선의 이점이 곧 산업 내 지배력으로 연결된다. CES 2026을 기점으로 AI 팩토리 시대의 새로운 질서가 다시 한 번 선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