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개발사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 대표 모델 클로드(Claude)의 기능을 대폭 확장하며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미국 사용자들은 이제 클로드를 통해 자신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다 직관적인 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오픈AI(OpenAI)의 챗GPT 헬스 출시에 맞춰 발표된 조치로, 기술 기반 의사소통 플랫폼으로서 AI가 헬스케어 영역에서 갖는 잠재력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클로드 프로 및 맥스 요금제 구독자 대상으로 새로운 헬스케어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애플 헬스(iOS Health)와 같은 피트니스 앱, 병원 등이 발급한 공식 진료 기록을 클로드에 연동시켜, 개인 맞춤형 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클로드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건강 이력을 요약하고, 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쉽게 풀어주며, 의사 상담 전 질문 목록을 정리하는 등 활용 깊이가 더욱 진화됐다.
회사 측은 “환자가 자신의 건강 정보를 보다 잘 이해하고 의료진과의 소통을 쉽게 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며, 이는 지난해 10월 선보인 ‘클로드 라이프 사이언스’ 버전의 연장선상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클로드는 바이오 연구자와 임상의들의 조력자로 진화했으며, 이번 단계에서는 환자를 직접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장됐다.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우려도 고려됐다. 앤트로픽은 사용자가 입력한 건강 정보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거나, 시스템 메모리에 영구 저장되지 않으며, 언제든 연결을 끊고 접근 권한을 변경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는 이미 AI 도입을 통한 업무 효율화 기대가 높다. 의료 문서화 AI 플랫폼을 개발 중인 커뮤어(Commure)의 최고기술책임자 드루브 파르타사라시(Dhruv Parthasarathy)는 “클로드는 임상 의사들에게 연간 수백만 시간의 행정 업무를 절감시켜 궁극적으로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앤트로픽은 의료 연구기관과 병원 등 헬스케어 사업자 대상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클로드는 의료 데이터 접근이 필요한 기관들과 연동될 수 있도록 미국의 의료정보보호법(HIPAA)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며, 전문 진료를 위한 사전승인 요청서 작성, 임상 가이드라인 상의 보험 소명자료 준비에도 활용 가능하다.
다만 AI 챗봇의 의학적 신뢰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구글(GOOGL)과 캐릭터AI(Character.AI)는 자사의 챗봇이 십대 청소년의 정신건강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소송을 피해 합의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앤트로픽 역시 “클로드는 전문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으며, 사용자들은 반드시 정보를 검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앤트로픽 생명과학 부문 책임자인 에릭 카우더러 아브람스(Eric Kauderer-Abrams)는 “우리는 AI를 전문가의 역량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의료 문제처럼 모든 세부사항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여전히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AI 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를 차세대 성장 무대로 삼으면서, 환자·의료진·플랫폼 간의 데이터 기반 연결은 계속 확장될 전망이다. 사용자 이해를 돕는 '의료 해석 도우미'로서 AI 챗봇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기술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규제 논의 역시 병행돼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