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와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 가속화를 목표로 최대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를 공동 투자하는 연구소 설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올 하반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부에 문을 열 예정이며, 엔비디아의 AI 전문가들과 릴리의 생명과학 연구진이 협력해 차세대 의약품 개발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와 릴리는 생물학 및 화학의 방대한 영역을 컴퓨터 시뮬레이션(in silico) 방식으로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신약 탐색의 청사진을 함께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소는 AI 기반 실험 자동화, 데이터를 활용한 모델 재학습 기능 등을 갖춘 지속적 학습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AI로 운영되는 실험실은 24시간 내내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 전반을 자동화할 수 있는 신규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된다.
연구소 운영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칩셋 루빈(Rubin) GPU와 베라(Vera) CPU가 투입된다. 루빈은 이전 세대 AI 모델인 블랙웰(Blackwell) 대비 10분의 1 수준의 비용으로 AI 추론 작업을 처리할 수 있으며, 베라는 88개의 고성능 코어를 탑재한 연산 프로세서다. 이와 함께 AI 학습 도구 'BioNeMo' 플랫폼도 사용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AI 모델 구축, 데이터 전처리, 분자 구조 분석에 특화된 알고리즘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기존의 '클라라(Clara)' 모델 제품군도 해당 생명과학 플랫폼 위에 통합된다.
릴리는 이번 협업을 통해 자사 AI 플랫폼인 '릴리 튠랩(Lilly TuneLab)'에 클라라 모델을 추가해,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을 포함한 제3자 기업들과도 AI 모델을 공유할 방침이다. 릴리 튠랩은 내부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 모델을 결합한 신약 테스트 및 분석 툴로 활용된다.
양사는 신약 개발 외에도 AI를 활용해 생산 공정 최적화, 공급망관리 등 제약사의 운영 전반을 디지털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제조업체용 디지털 트윈 구축 도구인 옴니버스(Omniverse)까지 투입해 릴리의 의약품 생산 라인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엔비디아와 릴리의 이번 협력은 AI 기술이 단순히 정보처리에 그치지 않고 실험실과 생산 현장, 데이터 분석 전반에 걸쳐 실질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기반 헬스케어의 새 장을 여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양사의 기술력과 연구 자산이 집약된 이 프로젝트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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