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기업 내 AI 에이전트 실험의 원년이었다면, 2026년은 이 기술이 본격적으로 규모를 키우며 실전에 안착하는 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세일즈포스(Salesforce)와 딥엘(DeepL) 등 주요 기업들이 런던에서 열린 ‘AI & 빅데이터 엑스포’에서 소개한 에이전트 도입 사례는 이 같은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생산성 향상이라는 확실한 효과가 에이전트의 확산을 빠르게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일즈포스의 솔루션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인 폴 오설리번은 “AI는 생산성과 쉽게 연결 지을 수 있는 기술이며, 지금이 기업 운영 방식 자체를 재정의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바쁜 공항인 히스로 공항의 사례를 소개하며, “현재 고객 문의의 70%를 ‘할리(Hallie)’라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하고 있다”며 24시간 고객 응대 체계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딥엘은 2,000여 기업 고객들이 자사의 AI 에이전트를 통해 보고서 분석, 판매 타깃 리스트 작성, 계약서 검토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콧 아이벨 제품 마케팅 부사장은 “AI 에이전트의 핵심 가치는 사람을 반복적인 업무에서 해방시키는 동시에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있다”며 “기업에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의 도입이 확산되는 데에는 도입 장벽이 낮다는 점도 주목된다. 양사 관계자들은 대부분의 기업 업무에서 에이전트 설치와 운영이 수일 내지 수주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새 직원이 업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에이전트 역시 효과를 내려면 일정 기간 학습이 필요하지만, 인프라 투자 부담은 크지 않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정보관리 전문 기업 인포매티카를 인수하면서 자사의 데이터 360(Data 360) 플랫폼과 결합, 에이전트가 생성하는 추론 데이터를 실시간 컨텍스트로 통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추측이 아닌 근거 기반의 자동 판단 체계를 구축 중이다.
또한, 에이전트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문맥을 이해하는 ‘직관’ 수준의 능력이 향상되며, 업무의 생산성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오설리번은 “에이전트는 점차 직관적으로 더 빠르게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며 문맥 지능(Contextual Intelligenc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대한 의존도 줄이기도 주요 전략이다. 소비자 서비스에는 충분하지만, 과도한 운영 비용과 데이터 프라이버시 이슈 등으로 인해 기업 환경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보완해 ‘에이전트 스크립트’라는 JSON 기반의 워크플로 언어를 도입, 명확한 규칙 기반의 제어와 판단 기능을 통합함으로써 신뢰성 높은 AI 시스템 운용을 지향하고 있다.
한편,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 역시 중심 화두로 떠올랐다. 대규모 트랜잭션이 오가는 기업에서는 AI의 모든 행동을 추적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자(Visa) 유럽법인의 글로벌 데이터 솔루션 부문 부사장 콘스탄티나 카페타니디는 “모니터링이 불가능한 작업은 수행돼선 안 된다”고 단언하면서 “AI는 더 이상 블랙박스가 아니며, 설명 가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초 ‘멀슈프트(MuleSoft) 에이전트 패브릭’과 ‘에이전트포스 옵서버빌리티’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운영 중인 모든 AI 에이전트의 행동을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으며, 인간과 AI가 함께 운영 중인 시스템 내에서 전체 업무 흐름을 투명하게 감시할 수 있다.
현재 세일즈포스, 딥엘, 비자 등은 AI 에이전트 기술의 실질적 효과를 기업 단위에서 체감하고 있으며, 업계 전반의 빠른 변화 속에서 신뢰 기반의 에이전트 도입 전략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는 AI 에이전트가 기업 인프라의 일상적인 존재, 즉 눈에 띄지 않는 ‘디지털 가구’처럼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딥엘의 스콧 아이벨은 “에이전트는 비즈니스의 핵심 동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곧 존재가 당연시되는 배경 기술로 녹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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