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인공지능 모델 최적화 스타트업인 멀티버스 컴퓨팅(Multiverse Computing)이 5억 유로(약 7,200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멀티버스의 기업 가치를 15억 유로(약 2조 1,600억 원)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번 라운드는 기존 투자자인 도시바(Toshiba), HP 테크 벤처스(HP Tech Ventures)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과 함께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들도 새롭게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는 지난해 6월 멀티버스가 2억 1,500만 달러(약 309억 원)를 유치한 이후 약 8개월 만에 다시 등장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다.
멀티버스 컴퓨팅의 핵심 기술은 '컴팩티파이(CompactifAI)'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AI 모델의 학습 시간을 최대 절반으로 줄이고, 추론 속도를 25% 이상 개선하며, 저장 공간 또한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방식으로 하드웨어 요구사항을 대폭 낮춘다. 기술적 요체는 AI 모델의 핵심인 '가중치 행렬(weight matrix)'을 양자 역학에서 주로 쓰이는 '텐서 네트워크(tensor network)'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보정하기 위해 멀티버스는 독자적인 '복원 훈련' 기법을 적용한다.
이 기술은 실제 적용 사례에서도 성능을 입증했다. 멀티버스의 연구진은 2024년 래마2 LLM(7B 파라미터)을 양자화(quantization) 기법과 함께 압축했고, 그 결과 메모리 사용량을 무려 93% 줄이는 데 성공했다. 예상된 정확도 저하는 3% 내외에 불과해 AI 엔진 경량화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줬다.
현재 멀티버스는 컴팩티파이를 기반으로 산업 맞춤형 AI 플랫폼인 '싱귤래리티(Singularity)'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는 제조, 금융,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알리안츠(Allianz), 무디스(Moody’s)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기관이 고객으로 등록돼 있다.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이 제품을 자체 인프라에 배포하거나 API 형태로 미리 압축된 오픈소스 모델에 접근할 수 있다.
멀티버스 컴퓨팅은 이번 투자 유치를 상반기 내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쟁력 있는 모델 압축 기술과 높은 상용화 비율을 바탕으로, AI 관련 인프라 비용을 줄이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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