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한 혁신을 현실화하려 들면서, 파일럿(시범 운영)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정체되는 '파일럿 트랩(pilot trap)' 문제가 산업 전반에서 반복되고 있다. MIT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AI 파일럿 프로젝트의 95%가 실제 운영 환경에 안착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난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본질이 기술력 부족보다는 반복 가능한 시스템 설계의 부재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주목받는 해법은 바로 '컴포저블 AI 데이터 플랫폼(Composable AI Data Platform)'이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선보인 AI 데이터 플랫폼은 이를 대표하는 사례다. 이 플랫폼은 데이터를 저장, 처리, 검색하는 구성 요소를 분리하면서도 통합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를 통해 복잡한 파이프라인 구성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환경에 걸쳐 데이터 통합과 반복 실행을 가능하게 한다.
데이터 플랫폼의 현장 적용은 이미 의료, 제약, 자동차 산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대형 약국 체인은 델 플랫폼을 통해 PDF, 이미지, 로그 파일 등 형식이 제각각인 환자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며, 실시간 검색까지 통해 약사들이 필요한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 스바루는 자사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 ‘아이사이트(EyeSight)’ 고도화를 위해 같은 기술을 활용, 센서 데이터를 1,000배 더 많이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구조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최적화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고 강조한다. theCUBE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브 벨란테(Dave Vellante)는 이를 “과거 조립라인이 제조 혁신의 토대가 되었던 것처럼, AI는 반복 실행 가능한 데이터 아키텍처 위에서 진정한 ROI를 만들 수 있다”고 표현했다. 이와 같은 플랫폼의 중심축은 ‘반복성과 확장성’이며, 이는 기업이 기술이 진화하더라도 운영 기반은 유지하면서 컴포넌트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핵심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이처럼 컴포저블 형태로 구성된 AI 데이터 플랫폼은 단순한 기술의 집합체가 아닌, 운영의 복잡성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기업의 AI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실용적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다. AI가 단발성 실험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운영 전반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이처럼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반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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