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9일 제조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추진할 민관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키면서, 전통 제조업 중심 도시인 울산이 산업 인공지능 실증 거점으로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울산시는 이날 시청에서 ‘울산 제조산업 AX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실행할 협력 기구로 ‘울산산업 AX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여기서 AX는 인공지능 전환을 뜻하는 말로, 단순히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더하는 수준이 아니라 생산, 품질, 안전, 설비 관리 같은 제조 전 과정을 데이터와 인공지능 중심으로 바꾸는 개념이다. 협약에는 김상욱 울산시장을 비롯해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 안현실 울산과학기술원 부총장과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울산대학교, 전남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13개 기업·대학·연구기관 관계자가 참여했다.
이번 협약은 울산 제조업의 강점을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하기 위한 산·학·연·관 협력 구조를 제도화한 데 의미가 있다. 참여 기관들은 앞으로 산업 AX 협의체 구축, 산업 AX 실증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기반 시설 확충과 데이터 공유, 제조업 특화 소형언어모형과 실물 인공지능 공동 연구개발·실증, 전문인력 양성과 지역 디지털 일자리 창출, 보호 대상 정보를 제외한 데이터 활용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소형언어모형은 특정 산업이나 업무에 맞춰 가볍고 효율적으로 설계한 인공지능 언어모형이고, 실물 인공지능은 로봇이나 장비처럼 실제 현장에서 움직이며 작동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울산산업 AX 협의체는 앞으로 관련 사업 발굴, 정책 자문, 기관 간 협력과제 조정 역할을 맡는다. 울산시는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부터 실증,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협력망을 넓히고, 제조 데이터 기반의 AX 생태계를 구축해 울산을 대한민국 산업 인공지능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처럼 대규모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도시인 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 생산현장에 적용될 경우 생산성 향상과 공정 고도화 효과를 비교적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김 시장도 대기업 선도공정에서 검증된 인공지능 모형과 현장 적용 기술이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까지 확산하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공지능 전환의 핵심 조건으로 꼽히는 인재 확보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 하정우 수석은 시청 대강당에서 ‘울산 인공지능 전환: 대한민국 성장엔진 재가동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며, 인공지능이 곧바로 인간 노동을 대체하기보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경쟁력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울산은 기초 인공지능 연구에서는 다소 늦었을 수 있지만, 강한 전통 제조업 기반을 활용해 산업생태계를 고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협의체 출범식과 연계해 열린 간담회에서는 SK텔레콤과 지역 대학 관계자들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운영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특화 교육과정 공동 개발, 인턴십과 현장실습 프로그램 운영, 계약학과 신설, 지역 대학 졸업생 취업 연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같은 흐름은 울산이 단순한 제조도시를 넘어 인공지능 인프라와 제조 현장을 함께 갖춘 산업 AI 실증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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