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와 아르테미스(Artemis)가 공동 보고서를 통해 AI 에이전트가 기존 카드 결제 인프라의 한계를 빠르게 드러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람 중심으로 설계된 카드망이 초고빈도 ‘마이크로결제’를 처리하기에는 속도와 수수료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AI 에이전트가 2025년 중반부터 낯선 API를 찾아내고, 가격을 비교하며, 자율적으로 결제를 결정할 수 있을 만큼 능력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결제 시스템은 이런 ‘에이전틱’ 거래를 감당하기에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빠른 정산과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수료 구조가 필요해, 새로운 결제 인프라가 사실상 필수라는 것이다.
호주 가상자산 거래소 스위프트엑스(Swyftx)도 이번 주 AI 기반 마이크로 비즈니스가 2033년까지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결제 확산을 통해 추가로 2620억달러의 거래량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AI 네이티브 결제가 상업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새로운 표준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가 개발한 x402 결제 프로토콜은 출시 이후 조정 거래량 1500만달러, 조정 거래 1억90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2025년 10월에는 월 거래 건수가 4만건에서 380만건으로 급증했고, 같은 달 총 3800만건의 결제가 처리됐다.
비자와 아르테미스는 이런 흐름이 카드와 스테이블코인 간 ‘경쟁’보다 ‘수렴’에 가깝다고 봤다. 카드망은 기존 가맹점 네트워크에서 프록시 구매를 담당하고, 스테이블코인은 기계 간 초소액 결제를 맡는 방식이다. 여기에 두 방식을 한 워크플로 안에서 섞어 쓰는 하이브리드 구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단일 기계결제 프레임워크가 카드 결제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함께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스트라이프(Stripe) 지원을 받는 템포(Tempo)의 머신 페이먼트 프로토콜(MPP)은 온체인 크립토 결제와 법정화폐 결제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 비자 역시 자사의 카드 스펙 SDK가 이 프로토콜을 카드 기반 AI 에이전트 상거래로 확장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비자의 크립토 부문과 템포는 지난 3월 나란히 AI 도구를 내놓았다. 비자는 AI 에이전트가 당일 결제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템포는 AI 주체가 돈을 주고받기 쉽게 만드는 결제 프로토콜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라 결제 인프라 자체를 다시 짜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AI 에이전트 결제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스테이블코인과 카드 네트워크 모두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관건은 누가 더 빨리 ‘기계가 쓰는 결제’에 맞는 인프라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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