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무브(MOVE) 상장 폐지…거버넌스 논란에 가격 73% 급락

| 손정환 기자

코인베이스가 무브(MOVE) 토큰의 상장 폐지를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 토큰이 더 이상 거래소의 상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는 3,8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덤핑 사건과 관련된 마켓메이커와의 계약 해지 이후 나온 결정이다.

무브 토큰은 초기에 대규모 자금 조달과 주요 거래소 상장, 높은 관심을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무브먼트 랩스의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특히 문제가 된 마켓메이커와 무브먼트 랩스 모두와 연관된 렌테크가 토큰 시장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출된 대화 내용과 시장 조작 정황이 이러한 문제점을 더욱 부각시켰다.

3,800만 USDT 규모의 대량 매도로 무브 가격이 급락하자 무브먼트 네트워크 재단은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덤핑된 토큰을 환매하기 위한 예비 기금도 조성됐다.

이러한 사태를 접한 코인베이스는 신속하게 무브를 제한 거래 모드로 전환한 뒤 상장 폐지를 공식화했다. 이 결정으로 프로젝트의 거버넌스 관행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토큰 이코노미의 투명성과 경영진의 책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바이낸스도 웹3포트를 제재 조치했으며, 무브먼트 랩스가 약속한 덤핑 토큰 환매는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태다. 에어드롭 역시 지연되면서 커뮤니티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상장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무브 가격은 즉각 20% 이상 하락해 0.18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0.20달러 선에서 안정을 찾았지만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5억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최고가 0.70달러를 기록했던 무브는 현재 고점 대비 73% 하락한 상태다.

비트코인이 70일 만의 최고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무브의 급락세가 이어진 것은 프로젝트 자체의 문제가 전반적인 시장 흐름보다 더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프로젝트의 미래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무브먼트의 텔레그램 채널에서는 충격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사용자들은 투자를 피한 것에 안도감을 표시했고, 다른 이들은 또 다른 사기 프로젝트라며 비판했다. 커뮤니티 매니저는 이번 조치가 '영구 상장 폐지'가 아닌 '일시 중단'이라며 코인베이스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젝트 거버넌스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며, 무브의 장기 생존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