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투자 허용 법안 거부한 애리조나 주지사...'가상자산은 검증 안 된 투자다'

| 김미래 기자

애리조나 주지사 케이티 홉스가 공적 자금을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3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애리조나 민주당 소속 주지사 케이티 홉스(Katie Hobbs)는 최근 주 의회를 통과한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안은 주 재무부와 퇴직연금 기금이 전체 자산의 최대 10%까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홉스 주지사는 거부권 행사 이유로 '퇴직연금은 검증된 투자로 구성돼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서한에서 "애리조나 주 퇴직연금 시스템은 전국에서도 가장 건전한 시스템 중 하나이며, 이는 신중하고 정보에 기반한 투자 덕분이다. 주민들의 노후자금은 가상자산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투자 실험의 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공화당 소속 주 상원의원 2명이 공동 발의했으며, 공화당이 다수인 주 상원과 하원을 각각 지난 4월 26일 통과했다. 그러나 홉스는 이미 주 의회가 장애인을 위한 의료 보장을 포함한 초당적 예산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새로운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이번 거부 결정은 비트코인 커뮤니티 일부 인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비트코인매거진(Bitcoin Magazine)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를 통해 '홉스를 탄핵하라. 애리조나를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애리조나 외에도 아이오와, 미주리, 텍사스 등 여러 주에서 공적 자금의 비트코인 투자 허용을 위한 유사 법안이 추진 중이지만, 아직 어느 주에서도 공식적으로 서명되거나 시행된 사례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