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전력난 심화로 불법 암호화폐 채굴 대규모 단속 나서

| 김하린 기자

쿠웨이트 당국이 국가의 악화하는 전력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불법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코인두에 따르면, 여름철 기온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쿠웨이트 정부는 광범위한 정전이 일상화되기 전에 부담이 가중된 전력망을 안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쿠웨이트 내무부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채굴에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가정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보안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이러한 활동을 "공공 안전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관계자들은 채굴 작업, 특히 비트코인(Bitcoin) 채굴이 극도로 높은 수준의 전력을 소비하며 주거, 상업 및 서비스 지역에서 정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웨이트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했지만, 현재 채굴을 금지하는 특정 법률은 없다. 그러나 정부는 채굴업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인 쿠웨이트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받는 전력을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많은 발전소가 유지보수 지연, 급속한 도시 성장 및 증가하는 수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 핫스팟은 남부 알와프라(Al-Wafrah) 지역으로, 당국은 이곳에서 채굴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약 100채의 주택을 발견했으며, 일부는 정상 전력 소비량의 최대 20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단속 이후 해당 지역의 에너지 사용량은 55%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케임브리지 대학(Cambridge University)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2022년 세계 비트코인 채굴의 단 0.05%를 차지하는 등 암호화폐 채굴이 전 세계 활동의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쿠웨이트의 작은 전력망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크다. 디지코노미스트(Digiconomist) 창립자 알렉스 드 브리스-가오(Alex de Vries-Gao)와 같은 전문가들은 소규모 채굴 활동조차도 취약한 에너지 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쿠웨이트는 러시아와 코소보와 같은 곳들의 유사한 제한에 이어 에너지 문제로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 목록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