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CC, 은행의 암호화폐 거래·외주 허용… 트럼프 친크립토 행보 본격화

| 김민준 기자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OCC 관할 내 은행들이 고객을 대신해 암호화폐를 매매하거나 일부 암호화폐 관련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로드니 후드(Rodney Hood) OCC 직무대행은 5월 7일 자 서한을 통해 연방은행과 저축기관들이 고객의 지시에 따라 수탁 중인 암호화폐를 매매할 수 있다고 공식화했다. 동시에 관련 서비스의 외주화도 법률 요건을 충족한다면 가능하다고 명확히 했다.

OCC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암호화폐 수탁과 집행 서비스를 비롯한 '은행이 수행할 수 있는 허용 업무'에 대해 외부 업체와의 위탁 계약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는 OCC가 감독하는 금융기관이 수탁 외에도 기록 관리, 세금 보고, 고객 신고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길을 열어준 셈이다.

후드 대행은 X(구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OCC 규제를 따르는 은행들이 수탁된 디지털 자산을 사고팔 수 있으며, 이에 따르는 기술적·운영상 과제를 제3자와 협력해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결정이 은행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암호화폐에 대한 건전한 관리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 암호화폐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OCC의 이 같은 발표는 미국 내 금융기관이 암호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