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29억 달러에 데리빗 인수 현금·자사주 혼합 거래로 역대 최대 규모…기관용 통합 플랫폼 구축 본격화

| 유서연 기자

8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는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을 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하였다. 이번 거래는 현금 7억 달러와 코인베이스 클래스A 보통주 1100만 주로 구성되며, 규제 승인 절차를 거쳐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현물, 선물, 무기한 선물, 옵션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통합 파생상품 거래소를 목표로 한다. 데리빗은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기반 옵션 거래에서 세계 최대 거래소로, 2024년 한 해 동안 1조 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하였고, 300억 달러 이상의 미결제약정을 보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기관사업 부문 부사장 그렉 투사르(Greg Tusar)는 “이번 전략적 인수는 파생상품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한층 강화하며, 모든 거래 유형을 하나의 자본 효율적인 플랫폼에서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밝혔다. 데리빗 최고경영자 루크 스트레이어스(Luuk Strijers)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글로벌 파생상품 시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며 코인베이스와의 시너지에 기대감을 표했다.

인수 완료 이후 데리빗의 공동창업자인 존과 마리우스 얀센은 회사를 떠날 예정이며, 코인베이스는 자체 규제 라이선스와 글로벌 브랜드를 활용해 데리빗의 전 세계 고객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향후 스프레드 축소, 깊은 유동성 확보, 실행 품질 개선 등 전반적인 거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크라켄의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 인수(15억 달러), 리플(Ripple)의 히든로드(Hidden Road) 인수(12억5000만 달러) 등을 뛰어넘는 암호화폐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이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규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최근 대형 거래가 연이어 성사되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앞서 자포(Xapo), 타고미(Tagomi), 페어엑스(FairX), 원리버디지털(One River Digital) 등 전략적 인수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거래는 그 연장선상에서 핵심 파생상품 인프라를 확보하는 결정적 행보로 평가된다.

코인베이스는 이날 거래 발표 직후 주가가 약 4% 상승한 205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날 장 마감 후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