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식 롤업(ZK-rollup)을 기반으로 한 이더리움 확장 솔루션 타이코(Taiko)가 '베이스드 롤업(Based Rollup)'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주목받고 있다. 타이코는 기존 L2 프로젝트와 달리 중앙화된 시퀀서를 없애고, 이더리움 L1 검증자가 직접 거래 순서를 결정하는 구조를 통해 확장성과 탈중앙화를 동시에 달성하려는 구조적 실험에 나섰다.
타이코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호아킨 멘데스(Joaquin Mendes)는 최근 팟캐스트 '에피센터(Epicenter)'에 출연해, “이더리움의 현재 자원 활용은 전체 가능성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블록체인 인프라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더리움이 '인터넷의 금융 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L1과 L2 전반에 걸친 규모 확장이 필수적이라며, 완전한 추상화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타이코는 ZK-EVM 구현 방식 가운데 가장 이더리움과의 호환성이 높은 '타입-1 ZK-EVM'을 채택, 코드 수정 없이 메인넷에서 스마트 계약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루프링(Loopring) 출신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보안성, 감사 효율, 개발 툴 호환성 등에서 강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타이코의 베이스드 롤업 구조는 L1 검증자가 직접 시퀀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MEV(최대추출가치) 수익을 포기해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대신 거래 속도 지연(30~60초 대기)과 높은 수수료 부담 등 현실적인 한계도 내포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타이코는 '베이스드 사전확정(Based Preconfirmations)'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이 방식은 검증자가 일정 담보를 걸고 거래 포함을 미리 약속하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슬래시)을 부과받는 구조다. 멘데스는 "사용자는 거래를 즉시 확정받고, 검증자는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보상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안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타이코는 SGX 기반 보안 실행 환경(TEE), ZK-SNARK, TES 등 다양한 증명 방식을 병행 적용하는 '멀티 프로빙 시스템'을 도입해, ZK 회로의 복잡성에 따른 버그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 현재 약 140개 이상의 DApp이 타이코 생태계에서 운용 중이며, 주로 게임과 디파이(DeFi)에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또한 '타이코 테이크오프(Taiko Takeoff)'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프로젝트에 토큰 에어드롭과 네이티브 런칭 혜택을 제공하며, 유동성 유입과 커뮤니티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 추구하고 있다. 파생상품 등 고도화된 금융 시장 진입은 아직 제한적이지만, 차후 사용성 개선과 함께 본격적인 확장이 기대된다.
멘데스는 "진정한 이더리움 얼라인먼트의 핵심은 조합성(composability)에 있다"며, "타이코는 이더리움 L1과 구조적으로 완전히 동기화된 유일한 롤업"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일반적인 L2가 자체 클러스터 내 상호운용성에만 머무는 반면, 타이코는 Ethereum 메인넷과 직접 결합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타이코는 단순한 성능 개선 솔루션을 넘어, 진정한 확장·보안·탈중앙화를 통합하려는 구조적 실험체다. 이들의 실험은 향후 L2 생태계의 기술적 방향성을 결정짓는 주요 이정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