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히든로드 인수로 RLUSD·XRP 본격 통합… 소프트뱅크式 확장 가속

| 김민준 기자

리플(Ripple)이 주요 거래망을 장악하며 자사 스테이블코인 ‘리플 USD(RLUSD)’와 XRP를 그 경로에 통합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과거 확장 전략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지난 4월 8일 리플은 암호화폐 친화적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체 히든로드(Hidden Road)를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8,250억 원)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리플은 히든로드의 브로커리지 상품에 RLUSD를 담보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히든로드의 거래 후처리 시스템이 XRP의 기반 블록체인인 XRP레저(XRP Ledger)로 이전되면서, XRP 생태계 중심의 기관 인프라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러한 리플의 방향성은 일부 경영진의 과거 경험에서도 엿볼 수 있다. 2019년 리플에 스타트업 스트라타랩스를 매각한 옴니네트워크(Omni Network)의 창업자 오스틴 킹은 리플의 전략을 소프트뱅크식으로 정의했다. 오스틴 킹은 “구글이나 메타(구 페이스북)처럼 내부 개발보다는, 소프트뱅크처럼 벤처 투자, 합작법인 설립, 기업 인수로 몸집을 키우는 구조”라며, “리플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택하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리플의 인수 전략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소프트뱅크와 같은 대규모 투자 네트워크가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그 영향력에 물음표를 던지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LUSD를 필두로 한 리플의 시장 확장 속도는 새로운 중개 시스템 구축을 예고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