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니안, 美 첫 '공공 스테이블코인' 도전…거부권 기각에 법안 재추진

| 김민준 기자

북마리아나 제도의 티니안 섬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다시 살리게 될 전망이다. 최근 북마리아나 제도 상원이 티니안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에 대한 주지사의 거부권을 무효화하고 법안을 다시 추진하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북마리아나 제도 상원은 지난 5월 9일 아널드 팔라시오스(Arnold Palacios) 주지사가 지난달 11일 거부한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7대 1로 상정하면서 거부권 기각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에는 인터넷 카지노 운영 인허가를 티니안 지방 정부가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과, 티니안 재무국이 '티니안 스테이블 토큰(Tinian Stable Token)'을 발행, 관리,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제 법안은 북마리아나 제도 하원으로 넘어가며, 전체 20명의 하원의원 중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거부권 효력을 무효화해야 시행에 돌입할 수 있다. 하원의 신속한 통과가 이뤄진다면, 티니안은 미국 내 첫 공공기관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현재 와이오밍 주 정부도 7월까지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 두 행정구역 간 '최초 타이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티니안은 괌 북쪽에 위치한 북마리아나 제도의 4개 지방 자치단체 가운데 하나로, 인구는 약 2,000명 수준이다. 관광 산업이 지역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섬으로, 이번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디지털 금융 실험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팔라시오스 주지사는 지난달 서한에서 “해당 법안은 헌법적 논란이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규제가 티니안 내에만 국한될 수 없는 활동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일하게 거부권 기각에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소속 셀리나 바바우타 상원의원도 “자원 부족과 인력 부족 속에서 도박 법안이나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감시할 수 있는 역량이 미흡하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연방 법률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제약 속에서 법안 집행은 더욱 어렵다”고 덧붙였다.

티니안의 스테이블코인 실험이 결국 미국 내 디지털 통화 발행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원의 최종 표결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지방정부 차원에서 발행하는 공식 스테이블코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