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확산 눈앞…은행권 '예금 유출·금융 리스크' 촉각

| 연합뉴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가운데, 국내 은행권이 그에 따른 위험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이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혁신은 기회지만, 동시에 다양한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되며 예금 이탈이 발생하고, 은행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소 규모 은행들의 신용 중개 기능이 흔들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짚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국채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담보로 사용하는 국채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투자 환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씨티그룹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은 2030년까지 미국 국채를 1조 달러 이상 추가로 사들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인 일본을 웃도는 수준이다.

이밖에도 스테이블코인 확대가 통화정책의 효과를 약화시키고, 금융 시스템의 전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공동 발행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이르면 연말부터 실제 발행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가 단계부터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시장과 전통 금융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 제도권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혁신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시험대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