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첫 TV토론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개념이 언급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토론 도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USDT와 USDC의 차이를 아십니까?”라고 질문했다.
경제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디지털 자산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확인하고자 해당 질문을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직접적인 개념 설명보다는 “디지털 산업 전반의 규제 정비와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을 계기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라는 용어가 대선 토론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되며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USDT와 USDC는 미국 달러화에 가치를 고정시킨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변동성 높은 암호화폐와 달리 1달러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다. 이들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주요 거래 기준 단위로 활용되며, 특히 해외 송금과 디지털 결제 등 실용적인 금융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두 자산의 공통점은 같지만, 출발점과 신뢰 기반은 크게 다르다.
USDT는 2014년 설립된 테더(Tether)가 발행한 코인으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거래소 유동성, 사용량 측면에서는 압도적이지만, 발행사인 테더는 그동안 준비금 공개 여부를 두고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특히 “정말 1달러의 자산이 준비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회계 감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놓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샀다.
반면 USDC는 2018년 미국의 핀테크 기업 서클(Circle)이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다. 발행사는 일정 수준의 회계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자산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미국 내 일부 금융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 결제 등 실사용 사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만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서도 민간 회계 법인을 통한 보고가 중심이기 때문에, 신뢰 수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시장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최근 써클은 320억 달러 규모의 USDC를 운영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추진을 잠정 보류하고 코인베이스 또는 리플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안을 비공식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리플은 XRP를 포함한 40~50억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해당 제안은 거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베이스는 과거 센터 컨소시엄(Centre Consortium)을 통해 USDC 발행에 협력한 이력이 있으며, 현재도 써클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두 코인은 모두 ‘1달러짜리 코인’이지만, ‘어떻게, 누가, 어떤 기준으로’ 발행하고 운영하느냐에 따라 신뢰도와 용처가 달라지는 셈이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 산업 전반의 제도 정비, 산업 육성 방향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정책적 방향성과 실질적인 규제 로드맵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이미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기술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실적인 정책 설계가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