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중동 최초 '정부 인증 부동산 토큰화' 출범…72만 원부터 투자 가능

| 김민준 기자

두바이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최초로 정부 인증 토큰화 부동산 프로젝트를 공식 출범했다. 암호화폐 산업에서 실물자산 기반 토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로 부상 중인 두바이에서 이 같은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프로젝트는 두바이 토지부(DLD), 아랍에미리트 중앙은행, 두바이미래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프립코 민트(Prypco Mint)’ 플랫폼에서 토큰 거래가 이뤄진다. 사업 초기 단계에는 잔드 디지털뱅크가 전담 은행으로 지정돼 역할을 수행한다. 두바이 정부는 해당 플랫폼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이 최소 2,000디르함(약 72만 원)부터 두바이의 '즉시 입주 가능' 부동산 지분에 투자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시범사업 기간 동안은 암호화폐가 아닌 디르함(AED)으로만 거래가 가능하며, 현재는 아랍에미리트 신분증(ID)을 보유한 내국인에게만 허용된다. 향후에는 국제 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토큰화 프로젝트는 지난 4월 두바이 토지부와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 간 체결된 협약에서 비롯됐다. 당시 양 기관은 부동산 등기시스템과 자산 토큰화를 연동하기 위한 기술적 협력을 추진하며 글로벌 투자자 유입과 시장 유동성 강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어 5월 19일에는 VAR가 실물자산(RWA) 토큰화를 위한 규정을 정비해 관련 토큰이 2차 시장에서 합법적으로 거래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아랍에미리트, 특히 두바이는 세계적인 암호화폐 기업과 서비스가 집중되는 **암호화폐 허브**로 성장 중이다. 2024년 들어 암호화폐 관련 앱 다운로드가 41% 증가했고, 크립토닷컴(Crypto.com)과의 제휴를 통해 공공 서비스에도 디지털 자산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부동산을 비롯한 각종 실물자산 토큰화에 대한 수요를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커스텀마켓인사이트(Custom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부동산 토큰화 시장은 2033년까지 194억 달러(약 26조 5,78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1%에 달하며, 주거용·상업용·산업용 전 부문에서 활발한 자산 디지털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관문을 낮추고 유동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의 장점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