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조 단위 투자로 사업구조 재편...블록체인 사업도 추진

| 연합뉴스

태광산업이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와 설립을 위해 조 단위 자금을 투입할 예정인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 등을 사업 목적에 포함시켰다.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과 섬유 업황이 극도로 악화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구조의 재편 없이는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 태광산업은 올해와 내년에 1조5천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투자 로드맵을 세웠다.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실행하면 연말까지 1조원 가량을 집행한다.

신규 진입을 모색하는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관련 기업 인수에 자금의 상당 부분을 투입할 방침이다.

화장품 분야는 이미 투자 자회사를 설립해 뷰티 관련 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이며, 관심 업종의 신규 법인 설립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태광그룹은 최근 애경그룹의 애경산업 인수 예비입찰에서 적격 인수 예비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은 현재 유보금으로는 투자자금을 충당할 수 없어 적극적으로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금은 1조9천억원 수준이지만 실제 신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미만이다.

기존 석유화학 및 섬유 부문에 5천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고,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 치 예비운영자금 5천600억원도 보유해야 한다.

석유화학 2공장과 저융점섬유(LMF)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소요된다.

또 일부 나일론 생산공장과 중국 스판덱스 공장도 조만간 가동 중단이 불가피해 추가 예비운영자금 확보가 필요하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전량(지분율 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천186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의결했다.

교환사채 발행을 두고 주주가치 훼손 논란이 불거졌으나, 회사 측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가 회사 생존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은 내달 교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을 사업구조 재편에 투입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정부 정책을 반영해 자사주를 소각하고 이를 통해 주식 가치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재편을 통해 생존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태광산업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 사업 목적을 대폭 확대한다.

이번에 추가되는 사업 목적에는 ▲ 화장품 제조·매매 ▲ 에너지 관련 사업 ▲ 부동산 개발 ▲ 호텔·리조트 등 숙박시설 개발·운영 ▲ 리츠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등에 대한 투자 ▲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