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클, '디지털 통화 은행' 설립 재도전…USDC 인프라 강화 나선다

| 김민준 기자

서클(Circle)이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금융 기관 설립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을 발행하는 서클은 최근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퍼스트 내셔널 디지털 통화 은행(First National Digital Currency Bank)’ 설립을 신청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신청이 승인될 경우, 해당 은행은 연방 규제 하에 운영되는 신탁 기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서클의 미국 지사에 의해 발행되는 USDC의 준비금을 관리하는 것이다. 더불어 서클은 이 은행이 USDC의 발행 및 유통을 지원하는 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기관 투자자를 위한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클은 이번 움직임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인 USDC의 인프라를 법적 안정성과 규제 투명성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 및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서클의 이 같은 전략은 향후 제도권 금융 시스템 내에서의 역할 확대를 염두에 둔 조치로도 읽힌다.

앞서 서클은 2021년에도 OCC에 국립 신탁 은행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디지털 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던 만큼, 그 과정은 조속히 마무리되지 못했다. 이번 재신청은 최근 미 의회와 트럼프 대통령 측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우호적인 메시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USDC는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으로, 그 유통량은 약 330억 달러(약 45조 8,700억 원)에 달한다. 서클 측은 이번 디지털 은행 설립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운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