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 체인, NYSE 위협…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 혁신 예고

| 김민준 기자

로빈후드가 새롭게 선보일 예정인 이더리움(Ethereum) 호환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같은 전통 거래소의 핵심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와 시세 데이터 판매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갤럭시 디지털은 이 플랫폼이 기존 시스템의 거래량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블라드 테네프(Vlad Tenev) 로빈후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주 열린 이더리움 커뮤니티 컨퍼런스(EthCC)에서 로빈후드 체인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로빈후드 체인은 아비트럼 오빗(Arbitrum Orbit) 기반의 레이어2 블록체인으로, 주식 파생상품을 토큰화해 블록체인 상에서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기존 금융시장 개장시간과 관계없이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증권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테네프 CEO는 로빈후드 체인에 구축될 새로운 토큰 엔진을 통해 사용자가 자신이 보유한 자산의 토큰화 파생상품을 직접 보관하거나 디앱(DApp)을 활용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미국 브로커딜러가 수탁하고 있는 실제 주식을 기반으로 ‘토큰 래퍼(token wrapper)’를 발행하게 되며, 초기에 주 5일 하루 24시간 거래를 제공한 뒤 향후 24/7 거래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 시스템은 로빈후드가 최근 2억 달러(약 2,780억 원)에 인수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통 플랫폼이 갖지 못한 빠른 결제 속도와 사용자 자산의 직접 보관 능력은 로빈후드에게 유리한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의 야심 찬 시도가 실제로 제도권 금융 생태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탈중앙화 기조와 맞물려 이러한 블록체인 기반 거래 서비스가 정치적 차원에서도 지지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