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금고' 만든다…佛 시콴스, 5,500억 자금 전액 투자 선언

| 김민준 기자

사물인터넷(IoT)용 반도체를 설계·제조하는 프랑스 기반의 시콴스 커뮤니케이션즈(Sequans Communications·SQNS)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한 전략적 자금 조달 계획을 본격화하며 미국 증시에서 주가가 장중 30% 이상 급등했다.

시콴스는 총 3억 8,400만 달러(약 5532억 원)를 조달했으며, 이 자금을 전액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화 1억 9,500만 달러 규모의 미국예탁증서(ADS)를 발행해 자금을 유치했고, 이와 별도로 1억 8,900만 달러 상당의 2028년 만기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회사 측은 확보한 자금을 활용해 이미 발표됐던 디지털 자산 전략의 1단계로써 ‘비트코인 재무준비금’을 조성하고, 일반 기업운영 목적에도 일부 쓸 예정이라 밝혔다.

조르주 카람(Georges Karam) 시콴스 CEO는 "비트코인의 고유한 특성이 당사의 재무적 회복력을 높이고 주주들에게 장기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에도 사물인터넷 반도체 사업에서 발생하는 여유 자금이나 추가 조달 자금으로 *지속적인 비트코인 매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함께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테슬라(TSLA),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 등 기술 중심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자산 전략의 일부로 활용하는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시콴스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의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점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층 끌었다. 실제 이날 주가 반응도 즉각적이었다.

다만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이번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시콴스의 미국 예탁증서는 올해 들어서만 절반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는 핵심 반도체사업의 실적 부진과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둔감했던 주가 흐름이 여전히 반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기술적 모멘텀과 비트코인이라는 *자산 분산 수단*을 전략적으로 결합하려는 시콴스의 실험이 현실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금고' 전략이 단기 주가 부양을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자리를 잡을지는 향후 시장의 판단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