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메타버스 질주 시작…‘와일더월드’서 디지털 트윈 슈퍼카 선보인다

| 손정환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자사 디지털 생태계 '패스트 포월드(Fast ForWorld)'를 본격적으로 메타버스로 확장한다. 이번 확장의 핵심은 신규 모델 테메라리오와 GT3를 실물 공개 후 곧바로 메타버스 기반 오픈월드 게임 '와일더월드(Wilder World)'에 통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실과 디지털을 오가는 ‘디지털 트윈’ 개념이 자동차 산업에도 본격 적용될 전망이다.

패스트 포월드는 람보르기니의 자체 웹3 플랫폼으로, 게이밍과 참여형 마케팅을 통해 사용자들이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발은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그라비타스랩스(Gravitaslabs)가 맡아 몰입형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와일더월드는 AI 기반 포토리얼리즘을 활용한 방대한 오픈월드 메타버스로, 레이싱부터 FPS 전투, 퀘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갖춘 멀티플랫폼 게임이다. 해당 게임 경제는 폴리곤(Polygon) 네트워크 위에 구축되었다.

람보르기니 마케팅 디렉터는 “와일더월드를 통해 차량의 성능과 디자인, 브랜드 존재감을 디지털 세계에서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며, 이번 협업이 실제 자동차와 NFT 기반 디지털 자산 간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모델들은 오는 7월 11일 영국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실물로 먼저 공개되며, 이후 와일더월드 AAA 프리 액세스 타이틀 내 한정판 디지털 수집품으로 민팅될 예정이다.

수집품들은 애니모카브랜즈의 모터버스(Motorverse)가 설계한 ‘범용 디지털 자산(Universal Digital Assets, UDA)’ 형태로 통합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웹3 앱, 메타버스, 전통 게임 콘텐츠 간 이동이 자유로운 하나의 디지털 차량 생태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와일더월드 공동창업자 n3o는 “이번 협업은 단순한 컬렉션을 넘어 메타버스 내 살아 숨 쉬는 디지털 도시에서 람보르기니 정신을 구현하는 시작”이라고 말했다.

1963년 설립된 람보르기니는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에서 전통적인 수퍼카를 개발해왔으나, 이제 디지털 영역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용기’, ‘예상 밖의 변화’, ‘진정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람보르기니는 현실과 가상을 잇는 브랜드로의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