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헤스터 퍼스, 토큰화 증권 '증권법 준수' 경고…로빈후드 언급 없이 유럽 진출 견제 시사

| 김민준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위원이 기업들의 토큰화 증권 발행 및 거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퍼스 위원은 성명을 통해 토큰화 상품을 고려 중인 기업들은 SEC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블록체인 상에서 상품을 운용하려는 전통 금융사 및 신규 진입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제기된 경고다.

퍼스 위원은 공식 발표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아무리 강력해도 자산의 본질을 바꾸는 마법 같은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토큰화된 증권은 여전히 증권이며, 따라서 관련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 증권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SEC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총괄하고 있는 퍼스 위원은 특정 기업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성명은 최근 로빈후드($HOOD)가 유럽에서 토큰화 중심의 레이어2 블록체인 기반 주식 거래 서비스를 출시한 직후 발표됐다. 이에 따라 규제 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토큰화된 증권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디지털 발행된 전통 자산을 의미하며, 운영 효율성과 정산 속도 향상 등의 강점으로 인해 금융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증권법상 이와 같은 구조도 여전히 증권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등록, 공시, 투자자 보호 등 규제를 피해갈 수 없다.

SEC는 최근까지도 토큰화와 관련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퍼스 위원의 이번 발언은 규제 리스크를 감안해 사전에 감독 기관과 협의하는 것이 안전한 방안임을 시사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시사 발언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SEC 내부 위원의 공개 입장 표명은 업계에도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