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그룹, 서클과 손잡고 USDC 통합 추진…글로벌 결제 전선 확대

| 김민준 기자

중국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이 미국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인 서클(Circle)과 협력해 자사의 블록체인에 USDC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잭 마가 후원하는 앤트그룹과 서클의 협업은 글로벌 결제 생태계의 확장을 목표로 하며, USDC가 미국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시점을 전후해 구현될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서클이 미국에서 신탁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한 소식과 맞물리며 더욱 주목된다. 신탁은행 설립은 USDC 준비 자산의 관리 투명성을 높이고,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인식받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더불어 미국 상원이 지난 6월 중순 통과시킨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GENIUS 법안’도 이번 협력에 제도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안은 발행사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부여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금융 계열사로, 연간 1조 달러(약 1,390조 원) 이상 결제를 처리하는 알리페이(Alipay)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대표 블록체인 플랫폼 ‘앤트체인(AntChain)’을 기반으로, 국경 간 결제, 자산 토큰화, 디지털 자산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e커머스 대기업 JD닷컴과 함께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중앙은행 승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달러 중심의 디지털 결제 구도에 도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앤트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이외에도 싱가포르와 홍콩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라이선스 취득 추진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수이(Sui)와 손잡고, 실제 자산을 블록체인상에 등록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토큰화 프로젝트도 추진한 바 있다. 이는 신흥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반 실물 자산 운용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도다.

한편 서클은 스테이블코인 규제가 명확해지는 흐름 속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GENIUS 법안이 의회를 통과함에 따라 경쟁 입법안이었던 STABLE 법안은 사실상 후퇴한 가운데, 서클이 미 전역에서 USDC의 금융 인프라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앤트그룹과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USDC의 국제적 위상 역시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