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토큰화 예치금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경고는 최근 영국 암호화폐 핀테크 기업 지글루의 재정난과 개인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 그리고 비트코인의 사상 최고가 행진에도 불구하고 위축된 개인 수요 등 일련의 사건들과 맞물려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Andrew Bailey) 총재는 현지시간 9일 은행이 자체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정부가 통화 주권을 상실할 위험성이 존재하며,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일리 총재는 스테이블코인보다는 토큰화된 예치금(tokenized deposit)이 보다 효과적인 디지털 화폐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스테이블코인의 급속한 확산이 국가 단위의 통화 정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권과 규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페이스북(현 메타)이 과거 ‘리브라(Libra)’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에도 각국 규제 당국은 금융 주권 침해 가능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 같은 경고는 최근 영국 내 암호화폐 핀테크 기업 지글루(Ziglu)가 특별관리에 돌입하며 약 270만 달러(약 37억 5,300만 원)의 자금 부족 사태를 겪은 사건과도 맞물린다. 수천 명의 투자자들이 손실 위험에 노출되면서,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를 촉구하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BTC)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 관심을 끌고 있지만, 소매 투자자의 유입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기관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일반 투자자들은 과거 강세장과 달리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일리 총재의 발언은 이러한 투자심리 변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며, 디지털 자산의 제도화 흐름 속에서 향후 스테이블코인의 역할과 규제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