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 NFT 소송, 美 법원 각하…글로벌 지사 책임 논란 확산

| 김민준 기자

미국 뉴욕 연방 법원이 돌체앤가바나 미국 법인에 제기된 NFT 프로젝트 관련 집단소송을 각하하면서 이 사건의 향후 전개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나오미 라이스 부크왈드(Naomi Reice Buchwald) 판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돌체앤가바나 미국법인(Dolce & Gabbana USA Inc.)이 이탈리아 본사와 동일한 '사실상 동일 회사(alter ego)'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한 NFT 투자자 그룹이 2024년 5월 제기하고 9월에 개정한 것으로, 이들은 돌체앤가바나가 2022년 출시한 'DG패밀리(DGFamily)' NFT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탈리아 본사와 미국 지사가 실질적으로 같은 회사이며, 양측이 총 2,500만 달러(약 347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자금을 가져간 뒤 약속한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미국 지사가 이번 결정으로 관할에서 벗어나면서 사건은 사실상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소송에서 미국 기반 피고는 돌체앤가바나 미국법인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다른 피고로 지목된 두 회사, 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NFT 마켓플레이스 UNXD Inc.와 이탈리아의 NFT 프로젝트 제작사 블루베어 이탈리아 SRL(Bluebear Italia SRL)의 경우, 아직 소송서가 정식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전통 명품 브랜드들이 NFT 시장 진출 후 프로젝트 관리 부실로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특히 법원이 기업 구조와 책임소재를 엄격히 나누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NFT 관련 분쟁에서 글로벌 기업의 지사 책임 여부가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