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기반 자산으로 삼는 첫 종합 거래소가 올해 9월 문을 연다. 창립 기업 록솜(Roxom)은 해당 플랫폼에서 기업 주식, 원자재, 암호화폐를 모두 BTC로 가격 책정 및 청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스팟 및 파생상품 거래까지 지원해, BTC 하나로 전 세계 금융 시장 전반에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연 셈이다.
록솜은 기존 전통 금융 시스템의 계좌 개설, 통화 전환, 중개인 개입 없이도 비트코인을 대체불가능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삼는 기업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장의 복잡성을 줄이고, BTC 기반 금융의 자립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비트코인 트레저리스(Bitcoin Treasuries)’ 출시는 전통 주식 시장에서 BTC로만 운영되는 최초의 인프라 확장이라는 점에서 파급력이 크다.
회사 측은 “우리는 미르체아 포페스쿠(Mircea Popescu)의 MPEX(비트코인 기반 P2P 거래소)와 에릭 부어히스(Erik Voorhees)의 사토시다이스(Satoshi Dice)가 열어온 길을 잇고 있다”며, “간섭 없는 순수 BTC 경제 구조가 이제 현실까지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사전 등록 대기자 명단도 이미 열렸다. 회사는 별도 발표를 통해 트레저리 주식을 보유한 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초기 버전에 곧 접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리스트에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메타플래닛, 테슬라($TSLA) 등 대규모 BTC 보유 기업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록솜이 최근 유치한 총 1,390만 달러(약 196억 원) 시드 투자를 계기로 나왔다. 딥테크 및 블록체인 VC를 대표하는 드레이퍼 어소시에이츠, 킹스웨이 캐피털, 이고데스 캐피털, 보더리스 캐피털이 나란히 참여하며, BTC 중심 탈금융화 흐름에 힘을 실었다.
한편, 비트코인은 최근 가격 상승과 함께 기관 및 기업의 매수세가 매우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번 주에만 4,225 BTC(약 517억 원)를, 메타플래닛은 797 BTC(약 98억 원)를 추가로 확보했다. 동시에 비트코인 ETF도 자금 유입 기록을 경신하며, 디지털 자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공개적으로 BTC를 보유 중인 상장 기업 수는 149곳, 보유 총량은 85만 9,000 BTC에 이른다. 이는 디파이, 정부, 펀드까지 포함한 전체 BTC 보유량(약 352만 개)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며, BTC 기반 자본시장 구조가 점차 실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의 원래 비전이었던 ‘국경 없는 가치 저장 수단’이 이제 단순한 흐름을 넘어, 실질적인 금융 시스템의 기초 구조로 자리잡을 준비를 마쳤다. 록솜의 이번 거래소는 그 변화를 가속화할 새로운 촉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