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시, 뉴욕증시 상장 추진…43억 달러 IPO로 스테이블코인 전략 강화

| 민태윤 기자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불리시(Bullish)’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다. 피터 틸(Peter Thiel)이 지원하는 이 회사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통해 최대 약 5조 8,770억 원(43억 2,000만 달러)의 기업가치를 노리고 있다.

불리시는 8월 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총 2,030만 주를 주당 28~31달러(약 3만 8,920원~4만 3,090원)에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최대 6억 2,930만 달러(약 8,745억 원)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불리시가 2021년 스팩 합병을 추진할 당시 제시했던 90억 달러(약 12조 5,100억 원) 밸류에이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시 합병안은 규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2년에 철회된 바 있다.

이번 IPO 시도는 최근 미국 내 정책 환경 변화와 시기적으로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추진된 ‘GENIUS 법안’ 제정이 촉진제 역할을 했다. 해당 법은 미국 최초의 연방 단위 스테이블코인 규제 지침을 제시하며, 암호화폐 산업을 명확한 제도 틀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불리시는 구체적으로 IPO 자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규제된 디지털 달러를 준비금으로 활용하는 최근 업계의 경향과 궤를 같이 한다. 이번 상장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종목코드 'BLSH'로 거래될 예정이며, 공모 주간사는 JP모건, 제퍼리스, 씨티그룹이 공동으로 맡는다.

불리시는 올해 1분기 3억 4,900만 달러(약 4,84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는 암호화폐 자산의 시장가치 하락에 따른 회계적 손실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거래소 운영 효율성과 핵심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중장기적 구조적 접근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상장 추진은 코인베이스($COIN)의 2분기 실적 부진 발표 직후에 이뤄졌으나, 오히려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종목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세가 관측되고 있다. 불리시의 IPO 성과가 스테이블코인 중심 구조로 이동하는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증명하는 사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