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도 파이낸스, 강세장 속 인력 15% 감축…310억 달러 TVL 지속 확대

| 서도윤 기자

이더리움(ETH) 기반 리퀴드 스테이킹 플랫폼 리도 파이낸스(Lido)가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비 절감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감원은 리도랩스, 리도 얼라이언스, 리도 생태계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이뤄졌다.

리도 공동 창업자인 바실리 샤포발로프(Vasiliy Shapovalov)는 4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성과가 아닌 비용 절감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짧은 시야가 아닌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며, 해고 대상자들을 위해 커뮤니티의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리도 파이낸스는 2020년 샤포발로프 등 세 명의 창업자에 의해 설립된 이후 첫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이다. 현재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인 리도DAO에 의해 운영되며, 이더리움 비롯해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스테이킹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는 ETH를 리도에 예치하면 스테이킹된 ETH를 대변하는 stETH를 받고, 이로부터 보상을 받게 된다. 거버넌스 토큰 LDO를 통해 제안 투표 및 주요 정책 결정에도 참여 가능하다.

리도는 최근 DAO 거버넌스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듀얼 거버넌스’ 모델을 도입했다. 이 새 모델은 stETH 보유자들이 특정 제안을 최대 45일간 지연시킬 수 있도록 해, 기존 DAO와는 차별된 보안성과 탈중앙화를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겉보기엔 감원이 위축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작 프로토콜의 지표는 확대 기조에 가깝다. 디파이 종합 데이터 플랫폼 디파일라마(DefiLlama)에 따르면, 리도에 락업된 총 예치 자산(TVL)은 현재 310억 달러(약 43조 900억 원)를 돌파하며 라이벌인 바이낸스 스테이킹(104억 달러, 약 14조 4,560억 원)을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더리움 기반 리퀴드 스테이킹 토큰(LST) 점유율도 리도가 약 60%에 육박하며 전체 시장을 지배하는 모습이다.

LDO 토큰의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LDO 가격은 최근 한 달간 약 30% 상승했다. 이는 구조 조정이 단순한 위기 대응이 아니라, 내부 효율성을 제고하고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샤포발로프는 “강세장임에도 리스크 관리와 토큰홀더 중심의 명확한 우선순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감원은 단기 전환이 아니라 지속적인 운영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리도의 이번 결정은 눈앞의 시장 상황보다 장기적 가치 창출에 무게를 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감원이 일시적 불안감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DAO 시스템의 새 토대 위에 더욱 견고한 확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