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터웹컴퍼니, 英 최초 비트코인 기반 채권 발행…291억 원 조달

| 민태윤 기자

영국 상장 기업 스마터웹컴퍼니(The Smarter Web Company)가 비트코인(BTC) 기반 전환사채를 발행해 약 2,917만 파운드(약 291억 1,000만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비트코인 표시 채권이 영국 자본시장에서 발행된 것은 극히 드문 사례로, 이번 결정은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간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스마터웹컴퍼니는 3일 런던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이번 채권 발행은 프랑스 자산 운용사 토밤(Tobam)의 전액 참여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스마터 컨버트(Smarter Convert)’로 명명된 이번 상품은 토밤과의 제휴로 설계됐으며, 토밤은 자사 운용 펀드 3곳을 통해 참여했다. 토밤 CEO 이브 슈에파티(Yves Choueifaty)는 “장기적 이익 정렬에 대한 신념이 이번 참여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토밤은 암호화폐 업계에 낯설지 않다. 2017년부터 기관 투자자용 비트코인 뮤추얼펀드를 선보이는 등 관련 상품 개발에 앞장서며, 지난 2024년 기준 20억 달러(약 2조 7,8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스마터웹컴퍼니의 CEO 앤드루 웨블리(Andrew Webley)는 “비트코인 표시 채권은 영국 자본시장에서 최초의 시도”라며 “이번 구조는 기존 자금 조달 전략과 시너지를 이뤄, 스마터웹컴퍼니를 영국 최대 상장 기업 중 하나로 도약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채권은 1년 만기 상품으로, 스마터웹컴퍼니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전환가는 8월 5일 기준 주가 2.60달러(약 3,614원)보다 5% 높은 2.73달러(약 3,796원)로 결정됐다. 만약 모든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총 770만 주 이상이 추가 발행된다. 전환가 대비 주가가 50% 이상 상승해 10거래일 연속 유지되면, 회사가 전환을 강제할 수 있는 옵션도 존재한다.

한편, 만기까지 전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원금의 98%를 비트코인 기준으로 상환하되, 상환 시점의 BTC 시세가 반영된다. 이 같은 구조는 회사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크게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암호화폐 보유량을 늘릴 수 있는 유연한 자금조달 방식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전환가가 기준 주가보다 높게 설정돼 발행 시점 기준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은 약 5% 수준으로, 전통적인 주식 발행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금 조달과 동시에 시장 신뢰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마터웹컴퍼니는 최근 자사의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스닷넷(BitcoinTreasuries.NET) 데이터에 따르면, 이 회사는 7월 말 225 BTC를 추가 매입하며 현재 총 2,050 BTC(약 323억 2,500만 원)를 보유 중이다.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중심 자본 전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