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디지털, 레이어2 수익구조 비판…“이더리움 생태계에 실제 보상은 없다”

| 서도윤 기자

갤럭시디지털(Galaxy Digital)의 리서치 총괄 알렉스 손(Alex Thorn)이 이더리움(ETH) 기반 레이어2(L2) 네트워크의 수익 구조에 대해 작심 발언을 내놨다. 그는 L2 프로젝트들이 수수료 수익을 과도하게 가져가며, 이더리움 메인넷에는 충분한 기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은 이를 “이더리움 착취적(ETH extractive)”이라고 표현하며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환기했다.

손은 최근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L2 네트워크들이 대부분의 수수료 수익을 보유하면서도, 이를 이더리움 L1 체인에 환원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수 단체나 기업이 통제하는 모델이 주를 이루다 보니, ETH 보유자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많은 L2들이 수수료로 모은 ETH를 다시 스테이킹조차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러한 지적의 배경에는 EIP-4844 이후 변경된 수수료 구조가 있다. 손에 따르면 최근 하루 기준 L2 네트워크들의 '블롭(blob)' 기록 비용과 L1 가스비는 약 1만 달러(약 1,390만 원) 수준이지만, 사용자 수수료 수익은 하루 10만~40만 달러(약 1억 3,900만~5억 5,600만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적지 않은 마진 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체인을 운영하는 비용을 감안해도 충분히 수익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은 L2 네트워크와 메인넷 간 수수료 분배 구조가 얼마나 불균형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코인베이스(Coinbase)가 운영하는 베이스(Base)와 옵티미즘(OP) 간의 관계를 들었다. 최근 180일간 베이스는 옵티미즘 재단에 440만 달러(약 61억 1,600만 원)를 지급했고, 같은 기간 모든 L2 네트워크들이 이더리움 L1에 낸 금액은 305만 달러(약 42억 3,450만 원)에 불과하다.

또한 손은 베이스가 2분기 동안 벌어들인 수수료는 1,490만 달러(약 207억 1,000만 원)에 달하지만, 이더리움 L1에 납부한 데이터 비용은 44만 3,000달러(약 6억 1,700만 원)밖에 안 됐다고 밝혔다. 반면, 옵티미즘에는 216만 달러(약 30억 원)가 지급돼, “베이스는 이더리움보다 옵티미즘에 약 4.8배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비판은 최근 베이스 등 일부 L2 프로젝트가 디센트럴라이제이션 수준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과도 맞물린다. 최근 베이스는 레이어2 전문 데이터 플랫폼 L2Beat에서 탈중앙화 중간 단계인 ‘스테이지1’로 승격됐지만, 손은 기술적 개선만으로는 메인넷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고 본다.

이더리움 공동창업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제안한 '롤업 단계 기준'처럼 기술적 성숙도와 거버넌스 투명성은 L2 진화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지만, 손은 그에 앞서 블록체인 경제의 ‘정렬(alignment)’이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들 L2는 과연 이더리움 생태계에 얼마나 정렬돼 있는가? 내 눈엔 오히려 착취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비판은 단순한 수익 구조 개선 문제를 넘어, 탈중앙화 블록체인 생태계가 지향해야 할 가치 공유 모델을 다시금 되짚게 만든다. L2가 앞으로도 성장 동력으로서 기능하려면, 이더리움 메인넷과 유기적인 보상 구조를 설계하는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