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격 진출…2026년 원화 연동 경쟁 합류

| 민태윤 기자

카카오의 인터넷 전문은행 자회사 카카오뱅크가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준비 중이다. 최근 친(親) 크립토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디지털 자산 정책에 변화 조짐이 포착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2025년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발행 및 커스터디(수탁) 방식 등 다양한 접근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태스크포스에는 카카오페이를 포함한 그룹 주요 리더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며 스테이블코인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자산 관련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춘 전략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기조에 변화 조짐이 보이자, 국내 주요 은행들도 경쟁적으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지난 6월 23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같은 날 KB금융지주 산하 국민은행도 유사한 출원을 진행하며 은행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여기에 더해 국내 주요 은행 8곳이 2026년까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본격 행보가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 활성화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사용자가 많은 금융 플랫폼을 확보한 만큼,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및 송금 수단으로도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 때문이다. 이번 행보가 단순한 포지셔닝을 넘어, 국내 은행권의 디지털 자산 전략 재편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