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기업 리플(Ripple)이 캐나다 기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제공업체 '레일(Rail)'을 약 2억 달러(약 2,780억 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는 빠르면 올해 4분기 내로 마무리될 전망으로,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리플은 이번 계약을 통해 급성장 중인 스테이블코인 결제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레일은 갤럭시 벤처스 등 주요 블록체인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토론토 기반 스타트업으로, 주로 국경 간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개발해왔다. 업체 측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10%가 이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리플과 레일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에 있어 대표적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거래는 리플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생태계 확대와 맞물려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RLUSD의 시가총액은 최근 약 6억 달러(약 8,340억 원)를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리플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도 주목할 만하다. 회사는 올해 초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체 히든로드(Hidden Road)를 약 12억 5,000만 달러(약 1조 7,375억 원)에 인수했고, 모니카 롱(Monica Long) 리플 사장은 당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리플은 수십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격적인 인수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롱 사장은 이번 레일 인수에 대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영역에서 리플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전환점”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 대표 테디 푸사로(Teddy Fusaro) 역시 리플이 보유한 막대한 XRP를 활용하면 다양한 기업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리플의 이번 M&A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와 함께 추진되는 이중 전략으로, 글로벌 결제 인프라 시장에서 미국 내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벌리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제 리플은 단순한 블록체인 결제 솔루션 기업을 넘어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시장의 핵심 사업자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