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 공동 창업자인 카메론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트럼프 대통령 가족과 연관된 비트코인 채굴 회사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투자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당 채굴 기업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등이 공동 창립했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제미니 창업자들은 최근 아메리칸 비트코인에 직접 자금을 투입했다. 이 회사는 올해 5월,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Gryphon Digital Mining)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장 절차가 본격화되면 트럼프 가족이 주도하는 첫 미국 내 상장된 채굴 회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투자 외에도 윙클보스 형제와 트럼프 가족 간 유대는 점차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형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자금으로 200만 달러(약 27억 8,000만 원)를 기부했으며, 올해 3월 백악관이 주관한 암호화폐 서밋에 참석하고, 7월 18일 ‘GENIUS 법안’ 서명식에도 자리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공로를 인정받았다.
제미니 측은 올해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SEC는 올해 2월, 제미니의 이자 수익 서비스 ‘Earn 프로그램’과 관련된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에 대한 조사를 종결하며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시 SEC 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폴 앳킨스였다.
한편, 최근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윙클보스 형제가 백악관에 영향을 행사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 지명자인 브라이언 퀸텐스의 임명을 보류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퀸텐스에 대한 상원 농업위원회의 인준 표결은 여름 휴회 전 예정돼 있었지만, 백악관의 요청으로 연기된 상태다. 정계 로비와 기업 투자, 대선 캠페인 지원이라는 삼각 연결고리 속에서 제미니가 워싱턴 정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미니는 해당 투자액 규모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받았지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