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사 버브(Verb Technology)가 톤(TON)을 핵심 자산으로 삼는 전략적 전환에 나섰다. 회사는 최근 약 7,762억 원(5억 5,800만 달러) 규모의 프라이빗 펀딩을 확보하고, 사명을 'TON 전략회사(TON Strategy Co., TSC)'로 변경하면서 암호화폐 기반 재무 구조로의 대대적인 재편을 단행했다.
이번 자금 조달은 킹스웨이 캐피털을 주축으로 110곳 이상의 기관 및 암호화폐 전문 투자자들이 참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참여 투자사에는 바이 캐피털, 블록체인닷컴, 판테라 캐피털, 리빗 캐피털, 애니모카브랜즈, 크라켄, 비트고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에테나랩스의 창립자인 가이 영(Guy Young) 등이 개인 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TON 전략회사는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TON 매입 및 스테이킹에 활용할 계획이다. 텔레그램의 미니앱 플랫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TON 생태계는 전 세계 9억여 명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기 보유 외에도 스테이킹 수익을 통한 현금 흐름 창출이 기대된다.
이번 발표는 불과 한 달 전 톤재단(Ton Foundation)이 TON을 축으로 하는 공공재무기업 설립을 위해 약 5억 달러(약 6,950억 원)를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이어진 것으로 주목된다. 당시 톤재단은 TON 기반의 장기 자산 관리 모델이 기존 기업의 유동성과 대체 자산 전략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버브는 기존 소셜 커머스 사업도 병행 운영할 방침이다. 인공지능 기반 라이브 쇼핑 플랫폼 ‘MARKET.live’와 최근 인수한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 ‘LyveCom’ 운영을 지속하면서, TON 자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자산 재무 모델 전환을 병행 추진한다.
TON 전략회사의 새로운 경영진은 글로벌 금융과 암호화폐 분야의 중량급 인사로 구성됐다. 킹스웨이 캐피털 창립자이자 현 톤재단 회장인 마누엘 스토츠(Manuel Stotz)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전 모건스탠리 고문이자 톤재단 고위 자문역을 지낸 베로니카 카푸스티나(Veronika Kapustina)가 CEO로 선임됐다. JPMorgan 블록체인 부문인 오닉스(ONYX)에서 기업개발을 이끈 사라 올슨(Sarah Olsen)은 CFO로 합류했으며, 블록체인닷컴 CEO인 피터 스미스(Peter Smith)는 전략 고문으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자문 및 법률 구조는 코헨앤컴퍼니 캐피탈마켓이 주도했으며, 리드스미스, 퍼킨스 코이, 모건루이스 등 주요 로펌이 법률 자문을 맡았다.
버브의 전략적 전환은 암호화폐를 기업 재무의 핵심 자산으로 삼으려는 첫 번째 상장 기업의 시도라는 점에서, 특히 TON의 가능성을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텔레그램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등에 업은 TON의 채택 확산과 함께, 향후 기업 재무 운용에 있어 암호화폐의 위상이 어떻게 자리잡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